교토 기온의 장어덮밥집 “카네쇼(かね正)”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거리는 밤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낮 동안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기온 거리도 밤이 되니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로 변해 있었고, 은은한 조명 아래로 교토 특유의 고즈넉한 풍경이 더욱 진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2018년에 한 번 방문했던 장소들을 다시 돌아보는 일정이 많았는데, 이날 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야경이 인상적으로 남아 있었던 “하나미코지 거리”를 다시 한 번 걸어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조용한 분위기로 바뀌어 있던 밤의 기온 거리
낮 시간의 기온은 관광객들로 상당히 붐비는 편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하나미코지 거리 일대는 조명이 은은하게 켜지면서, 오래된 교토의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일본 전통 건물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던 조명들이 켜지면서 거리 전체가 훨씬 운치 있게 변해 있었다. 특히 버드나무가 늘어진 골목길과 작은 수로를 따라서 이어지는 풍경은, 마치 영화 속 배경처럼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2018년에 처음 이 거리를 걸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는데, 몇 년이 지나 다시 방문했음에도 여전히 특유의 분위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히려 이번에는 낮과 밤의 분위기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기에, 기온이라는 지역의 매력을 조금 더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밤이 되니 더 분위기가 살아났던 가모강변
기온 거리를 천천히 돌아본 이후에는, 아까 낮 시간에 지나쳤던 가와라마치 방향으로 다시 이동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모강변으로 내려가 강을 따라서 걸어보기로 했다.
낮에는 아직 더위가 남아 있었지만, 밤이 되니 공기가 한층 선선해져 있었다. 9월 말의 교토는 낮에는 여전히 여름처럼 더운 날씨였지만, 밤에는 강바람이 불어오면서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온도가 되는 것 같다.
실제로 가모강변에는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강가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현지인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누군가는 혼자 이어폰을 끼고 강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굉장히 여유로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특히 가모강 주변에는 강바람을 맞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테라스 형태의 식당들도 많았는데, 밤이 되니 조명이 켜지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 보였다. 교토 사람들이 왜 가모강변을 좋아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거리 공연과 함께 느껴졌던 금요일 밤 분위기
이날은 금요일 저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 전체 분위기가 더욱 활기찼다. 가와라마치 인근에서는 버스킹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퇴근 이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한쪽에서는 밴드 형태로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바라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관광객들만 가득한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교토 사람들도 함께 밤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특히 일본 특유의 정돈된 거리 분위기와 밤 조명이 어우러지면서, 걷기만 해도 기분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여행 중에는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느라 정신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이렇게 아무 목적 없이 도시를 천천히 걸어보는 시간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가모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 숙소까지
그렇게 가모강변을 따라서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강변에 잠시 멈춰서 야경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걷다 보니 대략 30분 정도는 산책을 했던 것 같다.
교토의 밤은 도쿄처럼 화려한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 밝고 시끄러운 대도시의 분위기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곳에 가깝다.
특히 가모강 주변은 그런 교토의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강을 따라서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 첫날의 피로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풀리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밤공기를 맞으며 천천히 걸어서 다시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화려한 관광지를 돌아본 하루의 마지막을, 조용한 교토의 밤 산책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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