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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 JR 교토역에서 사가 아라시야마역으로 이동하며

그럼에도 상대방 분위기가 상당히 편안했던 덕분에 부담 없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를 가는지 같은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받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듣게 되었다. 같이 이야기하던 사람 가운데 한 명의 이름이 “장수”라는 것이었다.

둘째날 아침,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아라시야마로 이동하는 일정이 이어졌다. 교토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라시야마이기도 하고, 이번 여행에서는 사가노 토롯코 열차까지 탑승할 예정이었기에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라시야마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JR 노선을 이용해서 이동했다. 교토역에서 JR 사가 아라시야마역까지는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하기에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복잡한 교토역 안에서 JR 플랫폼 찾기

교토역 자체가 워낙 규모가 큰 역이다보니 처음 방문하면 조금 정신이 없는 편이다. 신칸센 플랫폼부터 일반 JR 노선, 킨테츠, 지하철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 플랫폼 숫자도 상당히 많다.

아라시야마 방향으로 가는 JR 열차는 교토역 서쪽 방향 플랫폼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우리가 탑승했던 열차는 “33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열차였다. 교토역 안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보면 플랫폼 숫자가 점점 커지는데, 생각보다 꽤 안쪽까지 걸어 들어가야 했다. 특히 아침 시간대였기에 출근하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어서 역 내부 분위기도 상당히 분주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일본 역 특유의 체계적인 안내 시스템 덕분에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전광판에도 “사가 아라시야마”, “소노베 방면” 같은 표기가 계속 나오고 있었기에 그대로 따라 이동하면 어렵지 않게 플랫폼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33번 플랫폼 주변 역시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현지인들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는데,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으니 점점 “아, 이제 정말 교토 외곽 풍경을 보러 가는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교토역에서 사가 아라시야마역까지 이어지는 JR 노선

잠시 뒤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질서정연하게 열차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열차는 교토역을 출발해서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노선이었다. 교토 시내 중심부를 벗어나면서 점점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고층 빌딩보다는 낮은 주택가와 조용한 거리 풍경들이 이어졌다. 도쿄처럼 빽빽한 도시 느낌이라기보다는 훨씬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구간이었다.

특히 창밖으로 보이는 교토 시내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로 오래된 일본식 주택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고, 멀리 산 풍경까지 이어지면서 “아, 진짜 교토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교토역에서 사가 아라시야마역까지는 그렇게 아주 긴 이동은 아니었다. 대략 15~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기에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5명이 같이 이동하다보니 나뉘어진 자리

이번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기에 총 5명이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전철 특성상 한 번에 5명이 붙어서 앉기는 쉽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4명은 같이 앉고, 필자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 따로 앉아서 이동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조용히 창밖이나 보면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일본인 대학생 정도 또래의 3명이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오면서 예상치 못한 대화가 이어지게 되었다.


전철 안에서 나눴던 짧은 대화

당시만 해도 일본어 실력이 지금보다 훨씬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간단한 표현 정도는 가능했지만 자연스럽게 대화를 길게 이어갈 정도는 아니었기에 솔직히 조금 긴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대방 분위기가 상당히 편안했던 덕분에 부담 없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를 가는지 같은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받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듣게 되었다. 같이 이야기하던 사람 가운데 한 명의 이름이 “장수”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일본 이름인가 싶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계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한국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하는 느낌은 아니었고, 일본에서 오래 살아온 재일교포 2세나 3세 정도 되는 느낌이었다.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거의 일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 같다고 해야 할까. 짧은 대화였지만 일본 안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 사회의 분위기를 아주 잠깐이나마 간접적으로 체감해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동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였던 시간

사실 여행을 하다 보면 관광지 자체보다 이동 과정 속의 기억이 더 오래 남는 경우도 있다. 전철 안 분위기라든지, 현지 사람들의 말투, 우연히 나누게 되는 짧은 대화 같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상하게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기도 한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라시야마 자체의 풍경도 물론 좋았지만, 교토역 33번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순간부터 사가 아라시야마역까지 이어졌던 이 짧은 이동 과정 역시도 꽤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다보니 어느새 열차는 사가 아라시야마역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아라시야마의 풍경을 만나러 갈 시간이었다.


📌 일본 교토 — JR 교토역 (京都駅)

📌 일본 교토 — JR 사가 아라시야마역 (JR嵯峨嵐山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