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역에서 나와 교토타워를 지나 조금 더 북쪽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거대한 목조건축물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라는 이름의 절이다. 우리나라 한자 독음으로는 “동본원사”라고 읽을 수 있는 곳으로, 교토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대형 사찰이기도 하다.
교토에는 워낙 오래된 절과 신사가 많다 보니 처음에는 이 곳 역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 가까이 가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거대해서 자연스럽게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정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등장하는 거대한 목조 건물들은 “이게 정말 전부 나무로 만든 건물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건물로는 “아미다도(阿弥陀堂)”와 “고에이도(御影堂)”가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고에이도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화재 이후 1895년에 재건된 것이라고 하는데, 높이 약 38m, 정면 약 76m에 달하는 거대한 목조 건축물이라고 한다. 실제로 바로 앞에서 바라보면 절이라기보다는 마치 거대한 궁전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교토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대형 사찰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는 말 그대로 “동쪽에 있는 본원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절이다. “히가시(東)”는 동쪽을 뜻하고, “혼간지(本願寺)”는 본원사라는 의미인데, 실제로 이 절과 짝을 이루는 “니시혼간지(西本願寺)”라는 절도 교토 도심에 자리하고 있다. 니시는 서쪽을 뜻하니, 이름 그대로 서쪽의 본원사라는 의미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원래부터 절이 두 개였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본래는 니시혼간지가 중심이 되는 하나의 거대한 세력이었다고 하는데, 일본 전국시대와 에도 시대를 거치면서 막부가 세력 균형을 위해 본원사 세력을 둘로 나누었다고 한다.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교토에서는 히가시혼간지와 니시혼간지가 서로 가까운 거리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독특한 구조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도를 보면 두 절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 교토역 북쪽 일대에 거대한 절 두 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모습 자체가 꽤 독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머리카락 밧줄” 이야기로 유명한 절
히가시혼간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바로 여신도들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밧줄 이야기이다.
거대한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튼튼한 밧줄이 필요했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강철 케이블 같은 것이 없었기에 신도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부해서 밧줄을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절 내부에는 머리카락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굵은 밧줄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처음에는 “설마 진짜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당시 신앙심과 사찰 건축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이야기가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히가시혼간지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오랫동안 일본 불교의 중심 역할을 해왔던 장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무료로 개방되어 있는 거대한 사찰
히가시혼간지의 또 다른 장점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토에는 입장료를 받는 관광지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히가시혼간지는 무료로 경내를 개방하고 있어서 부담 없이 들어가서 둘러볼 수 있었다. 게다가 아침 이른 시간부터 개방하기 때문에 아침 산책처럼 가볍게 둘러보기에도 상당히 괜찮은 장소였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는 교토역 근처에 있는 “칸라 호텔 교토”에서 숙박을 했는데, 호텔이 바로 히가시혼간지 근처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첫날 교토역에서 호텔로 이동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절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둘째날 아침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이른 시간에 천천히 절 내부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침의 고요한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히가시혼간지
특히 아침 시간대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전 시간대였기에 경내 전체가 굉장히 조용했고, 거대한 목조 건물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를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닥을 쓸고 있는 승려들의 모습이나, 아침 햇살이 목조 건물 위로 천천히 비치는 풍경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교토의 유명 관광지들은 보통 낮 시간이 되면 사람들로 굉장히 붐비는 편인데, 히가시혼간지는 아침 일찍 방문한 덕분인지 굉장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둘러볼 수 있었다. 덕분에 단순히 “유명한 절 하나를 봤다.”는 느낌보다는, 실제 교토 도심 속 오래된 사찰의 분위기를 천천히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절 안쪽에는 갤러리 형태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너무 이른 시간에 방문했던 탓인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내부 전시는 보지 못했지만, 오히려 덕분에 더 조용한 분위기의 경내를 천천히 걸어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교토역 근처에서 가장 먼저 교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
히가시혼간지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절이기도 하다.
교토역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고, 규모 역시 압도적이기 때문에 교토에 도착하자마자 “교토다운 분위기”를 가장 먼저 느껴볼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 방문하면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거대한 목조건축과 일본 전통 사찰 특유의 분위기를 조용하게 감상할 수 있기에, 교토 여행 첫 일정이나 아침 산책 코스로도 꽤 괜찮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 일본 교토 — 히가시혼간지(동본원사, 東本願寺)
- 📍 주소 : Japan, 〒600-8505 Kyoto Prefecture, Kyoto, Shimogyo Ward, 七条上る常葉町754 Karasuma Dori
- 📞 전화번호 : +81 75-371-9181
- 🌐 홈페이지 : http://www.higashihonganji.or.jp
- 🕒 운영시간 : (3월-10월) 5:50 – 17:30 / (11월-2월) 6:20 –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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