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아라시야마에서의 일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토롯코 열차를 타고 호즈강 협곡 풍경을 감상했고, 대나무숲과 원숭이 공원까지 둘러보며 아라시야마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거의 모두 돌아본 셈이었다. 오전부터 계속 걸어다녔던 탓에 체력은 제법 떨어져 있었지만, 아직 하루 일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저녁 식사는 기온 쪽에 미리 예약을 해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교토 중심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와 기온 일대가 되었다. 바로 이동하기보다는 중간에 가모강 주변 카페에서 잠시 쉬어갈 생각도 있었기에, 우선은 아라시야마에서 가와라마치 방향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이동 방법을 찾아보니, 이 구간에서는 JR보다는 “한큐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보였다.


JR이 아니라 한큐 전철을 선택한 이유
아라시야마로 들어올 때는 교토역에서 JR 노선을 이용해서 사가 아라시야마역으로 이동했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동선은 조금 달랐다.
이번 아라시야마 일정은 “토롯코 열차 → 대나무숲 → 원숭이 공원” 순서로 움직였는데, 마지막 방문지였던 원숭이 공원이 도게츠교 남쪽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JR 사가 아라시야마역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남쪽 방향에 있는 “한큐 아라시야마역”으로 이동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한 동선이었다.
실제로 걸어가보니 이 선택이 꽤 괜찮았다. 원숭이 공원에서 내려온 뒤 그대로 강변과 아라시야마 공원 주변을 지나쳐 한큐 아라시야마역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었는데, 이동 과정 자체도 상당히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조용하고 운치 있었던 한큐 아라시야마역
한큐 아라시야마역은 교토 중심부의 대형 역들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아라시야마다운 분위기가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역 자체도 비교적 낮고 단정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서 관광지 한복판의 소형 로컬역 같은 감성이 강했다.
특히 역 주변 분위기가 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단순히 오래된 역이라기보다는 “관광지용 로컬역”이라는 느낌으로 관리되고 있는 듯했다. 한큐 아라시야마역은 한큐전철 측에서도 디자인에 제법 신경을 쓰고 있는 역이라고 한다.
역 안쪽에는 일반적인 도시 전철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행등 형태의 조명이나 전통적인 분위기를 살린 디자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었고, 벤치나 쓰레기통 같은 부분도 아라시야마 관광지 분위기에 맞춰 꾸며져 있었다.
큰 규모의 화려한 역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교토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더 잘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개찰구 바로 앞이 플랫폼인 일본식 지상철 감성
한큐 아라시야마역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역 구조였다.
개찰구를 지나면 거의 바로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는데, 이런 형태의 역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 대부분 대형 지하철 시스템 위주로 발전하다보니, 개찰구에서 지하 깊숙한 플랫폼까지 계속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오래된 지상철 시스템이 아직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어서, 플랫폼 접근 자체가 굉장히 편리한 경우가 많다.
물론 전체적인 시스템 완성도 자체는 한국 지하철이 더 뛰어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일본 지상철 특유의 “생활 속 전철” 같은 분위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개찰구를 지나자마자 바로 열차가 들어오고, 그대로 지상 풍경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느낌은 묘하게 옛날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다.
특히 아라시야마처럼 관광지 분위기가 강한 지역에서는 이런 지상철 감성이 주변 풍경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아라시야마역 → 가쓰라역 → 가와라마치역
아라시야마에서 가와라마치까지 가는 방법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우선 한큐 아라시야마선 열차를 타고 “가쓰라역”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교토카와라마치 방면 열차로 환승하면 되는 구조였다.
아라시야마역에서 가쓰라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대부분 지상 구간이라 창밖 풍경을 보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 교토 외곽 특유의 조용한 주택가 풍경이 이어졌는데, 도쿄처럼 빽빽하고 복잡한 도시 느낌이라기보다는 훨씬 여유롭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낮은 건물들과 골목길,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오래된 일본식 주택들이 이어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교토 자체가 현대 도시이면서도 동시에 오래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도시이다보니, 전철 창밖 풍경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쓰라역에서 가와라마치 방향으로 갈아탄 이후부터는 기억이 조금 흐릿하다.
아마 이 구간에서는 일부 지하 구간으로 들어갔던 것 같은데, 오전부터 계속 이동했던 탓에 체력이 꽤 떨어져 있었던 상태였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멍하니 앉아서 이동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이동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되는 교토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관광지 자체보다 이동 과정이 더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교토처럼 오래된 도시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에서는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점점 보기 어려워진 지상철 풍경이나, 개찰구 바로 옆 플랫폼 구조, 오래된 전철역 특유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 오히려 일본 여행만의 감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라시야마에서 가와라마치로 이동했던 이날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관광지를 하나 끝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단순한 이동 시간이라기보다는, 교토라는 도시의 분위기를 천천히 이어서 체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한큐 전철을 타고 천천히 이동하다보니, 어느새 교토 중심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제 다시 가모강과 기온의 저녁 풍경을 만나러 갈 시간이었다.
📌 일본 교토 — 한큐 아라시야마역 (阪急嵐山駅)
- 📍 주소 : Arashiyama Higashiichikawacho, Nishikyo Ward, Kyoto, 616-0002, Japan
- 🌐 홈페이지 : https://www.hankyu.co.jp/global/kr/characteristic/arashiyam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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