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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 — 청수사 가는 길, 차완자카(茶わん坂)

차완자카 골목을 천천히 걷다보면 길 양쪽으로 오래된 건물들과 도자기 상점들이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객용 기념품 가게들도 있지만, 실제 장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분위기의 가게들도 상당히 많았다.

교토에 도착해서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풀자마자 바로 여행을 시작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청수사)”였다. 교토를 대표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장소이기도 하고, 교토 여행을 한다면 거의 반드시 한 번쯤은 들르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청수사는 예전 2018년에 교토를 여행했을 때 한 번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다만 그 당시에는 시간이 너무 늦어버린 탓에 청수사 입구까지만 도착하고 내부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었다. 이미 입장이 끝난 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이동했고, 덕분에 드디어 제대로 청수사를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청수사로 향하는 길은 여러 방향이 있는데, 이번에 우리가 선택한 길은 “차완자카(茶わん坂)”라는 이름의 골목길이었다. 언덕길 끝 방향으로 청수사 일대의 분위기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자연스럽게 “아, 이제 곧 청수사에 도착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길이었다.


“교토 도자기의 역사가 이어져 내려오는 거리”

차완자카는 단순히 청수사로 올라가는 언덕길 정도로 끝나는 장소는 아니다. 이 골목 자체가 교토 도자기 문화의 역사와 상당히 깊게 연결되어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청수사가 자리하고 있는 히가시야마 일대는 오래전부터 “기요미즈야키(清水焼)”로 불리는 교토 도자기의 중심지로 발전했던 지역이라고 한다. 특히 고조자카와 차완자카 일대에는 수백 년 전부터 도예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지금도 골목 곳곳에서 도자기 상점과 공방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차완자카(茶わん坂)”라는 이름 자체에도 도자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차완(茶わん)”은 일본어로 찻사발이나 도자기 그릇을 뜻하는데, 실제로 에도시대 초기에는 이 일대에서 도자기를 만들던 “차완야 큐베에(茶わん屋久兵衛)”라는 인물이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화려한 채색 도자기들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오늘날의 기요미즈야키 문화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관광지 골목을 걷는 느낌이라기보다는, 교토 도자기 문화의 흐름 속을 천천히 걸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거리이기도 했다.


“걷는 것만으로도 교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골목”

차완자카 골목을 천천히 걷다보면 길 양쪽으로 오래된 건물들과 도자기 상점들이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객용 기념품 가게들도 있지만, 실제 장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분위기의 가게들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골목 전체 분위기 자체였다.

도쿄처럼 현대적인 분위기가 강한 도시와는 다르게, 교토는 길을 걷는 순간부터 도시 전체에 오래된 공기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 있다. 차완자카 역시 그런 교토 특유의 분위기를 상당히 잘 보여주는 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관광객들 사이로 일본 전통 가옥 형태의 건물들이 이어지고, 도자기들이 전시된 쇼윈도를 지나치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길 끝 방향으로 청수사 일대 풍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흐름 자체가 상당히 교토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교토는 목적지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 더 기억에 남는 도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차완자카 역시 그런 교토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장소였던 것 같다.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 거리”

차완자카와 바로 이어지는 고조자카 일대는 지금도 교토 도자기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여름이 되면 “고조자카 도자기 축제”가 열리는데, 일본 최대 규모급 도자기 행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수백 개가 넘는 도자기 상점과 공방들이 참여해서 거리 전체가 거대한 도자기 시장처럼 변한다고 한다.  

아마도 시기를 잘 맞춰서 방문했다면 훨씬 더 활기찬 분위기의 차완자카 골목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디까지나 청수사를 둘러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날이었기에 차완자카 골목을 아주 자세하게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다음에 다시 교토를 방문하게 된다면 그 때는 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잡고, 차완자카 골목 곳곳의 공방이나 도자기 가게들도 하나씩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관광지를 이동하는 길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걸어보니 교토라는 도시의 분위기와 역사, 그리고 전통 공예 문화가 그대로 녹아 있는 거리였기 때문이다.

청수사 자체도 물론 훌륭한 장소이지만, 청수사로 향하는 과정 속에서 만나는 이런 골목길들 역시 교토 여행의 중요한 매력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 일본 교토 — 차완자카(茶わん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