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공원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대불상을 볼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한 “도다이지(東大寺)”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도다이지 대불전에서 거대한 청동대불상을 감상한 뒤 그대로 남대문 방향으로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도다이지의 대불전만 둘러보더라도 규모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정도면 충분히 봤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도다이지의 진짜 매력은 어쩌면 대불전 뒤쪽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불전에서 동쪽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보면,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이 적은 조용한 공간이 펼쳐지는데, 이 곳에서 “니가츠도(二月堂)”와 “산가츠도(三月堂, 호케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일대는 도다이지 중심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대불전 주변이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이라면, 니가츠도와 산가츠도는 훨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나라의 오래된 시간을 느껴볼 수 있는 장소에 가까웠다.


도다이지 본당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
도다이지 대불전을 감상한 뒤, 사람들의 흐름을 따라 그대로 내려가지 않고 동쪽 방향 언덕길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정말 이쪽으로 가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걸어 올라가다보니 점점 더 일본 전통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도다이지 일대는 전체적으로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데, 실제로 걸어보면 하나의 사찰이라기보다는 작은 산속 마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니가츠도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나무들과 오래된 목조건물들이 이어져 있어서, 나라 시내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계단과 경사진 길이 이어지다보니 체력적으로는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도다이지의 매력을 더욱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도다이지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산가츠도(호케도)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산가츠도(三月堂)라고 불리는 호케도(法華堂)이다. 이 곳은 729년에서 733년 사이에 건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남아있는 도다이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도다이지 자체가 워낙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이지만,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화재와 전란으로 여러 번 소실과 재건을 반복했다. 하지만 산가츠도는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있는 편으로, 나라 시대의 분위기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귀중한 건축물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산가츠도(三月堂)”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음력 3월에 열리는 법화회 행사 때문이다. 내부에는 여러 불상들이 모셔져 있는데, 나라 시대 불교 조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내부 불상들은 일본 불교미술 역사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문화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내부는 촬영이 제한되는 공간이 많다보니, 직접 눈으로 조용히 감상하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오히려 사진을 찍기 어려운 만큼 더 차분하게 공간 자체를 바라보게 되는 곳이었다.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는 니가츠도(二月堂)
산가츠도를 지나 조금 더 위쪽 언덕 방향으로 올라가면 니가츠도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도다이지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였다.
니가츠도는 이름 그대로 “2월의 법당”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매년 음력 2월에 열리는 대규모 불교 행사인 “슈니에(修二会)”가 이 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 행사는 일본에서도 매우 오래된 불교 행사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거대한 횃불을 들고 의식을 진행하는 모습이 유명하다고 한다.
실제로 니가츠도는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계단을 꽤 올라가야 한다. 특히 더운 날씨에 방문하면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필자가 방문했던 시기 역시 9월 말이었지만 날씨가 상당히 더운 편이었기에, 계단을 오르면서 땀이 계속 흐를 정도였다.
하지만 니가츠도 위에 도착하는 순간, 그런 피로감은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나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니가츠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전망이다. 본당 앞쪽에는 넓은 무대 형태의 공간이 펼쳐져 있는데, 이 곳에서 도다이지 일대와 나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나라 지역은 문화재 보호 문제로 인해 높은 건물이 거의 없는 편이다보니, 니가츠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훨씬 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멀리까지 이어지는 나라 시내 풍경과 숲, 그리고 고즈넉한 사찰 지붕들이 한 화면 안에 들어오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람이었다. 아래쪽 도다이지 대불전 일대는 관광객도 많고 열기도 강한 편이었는데, 니가츠도 위쪽은 훨씬 조용하고 시원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지 바람이 계속 불어왔는데, 계단을 오르며 흘린 땀을 식히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난간에 기대서 한동안 나라 시내를 바라보고 있으니, 괜히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어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니가츠도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도다이지 숨은 명소”처럼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직접 올라와보니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되는 장소였다.






도다이지를 방문했다면 꼭 함께 들러봐야 하는 장소
사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도다이지 대불전만 감상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니가츠도와 산가츠도까지 함께 둘러봐야 도다이지를 제대로 본 느낌이 들었다.
특히 니가츠도의 경우에는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단순히 사찰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나라 시내를 조망하면서 조용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산가츠도 역시 입장료가 약 500엔 정도 필요하지만, 도다이지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면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공간이었다.
나라공원을 여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소를 꼽으라면 도다이지 대불전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오히려 니가츠도 위에서 바라보았던 조용한 나라 시내의 풍경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 나라, 나라공원 도다이지 니가츠도(二月堂)
- 📍 주소 : 406-1 Zoshicho, Nara, 630-8211, Japan
- 📞 전화번호 : +81-742-22-3386
- 🌐 홈페이지 : http://www.todaiji.or.jp/contents/guidance/guidance6.html
- 🕒 운영시간 : 24시간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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