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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 난바 다카시야마 백화점 “도요테이(동양정)” 함박 스테이크

음식이 나오면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직접 은박지를 열어야 했다. 은박지를 열자 안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왔고, 안쪽에는 소스에 감싸인 함박 스테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연출은 단순하지만 확실히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미 완성된 접시가 테이블 위에 놓이는 것과는 달리, 마지막 순간에 손님이 직접 은박지를 열면서 음식이 완성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오사카 난바 일대를 돌아다니며 쿠시카츠 다루마에서 시간을 보낸 뒤에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9월 말이라고는 하지만 오사카의 낮 날씨는 여전히 여름에 가까웠고, 난바와 도톤보리 일대를 계속 걸어다니다보니 체력도 제법 떨어진 상태였다. 저녁식사까지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있었기에, 일행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누군가는 객실에서 휴식을 취했고, 필자는 스위소텔 난카이 오사카 호텔 안에 있는 헬스장으로 향했다.

해외여행 중에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할 것이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지만, 막상 호텔 시설을 둘러보니 헬스장 상태가 상당히 괜찮았다. 운동복과 운동화를 대여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기구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규모도 제법 있는 편이어서 오랜만에 제대로 몸을 움직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약 2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나니, 여행 중에 쌓였던 피로가 오히려 조금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 걷는 여행과 운동은 확실히 다른 영역인 것 같다. 땀을 한 번 제대로 흘리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저녁을 먹으러 나갈 준비도 조금 더 개운하게 할 수 있었다.


오사카 난바 다카시야마 백화점 7층 식당가

저녁식사는 오사카 난바에 있는 다카시야마 백화점 7층 식당가에서 하기로 했다. 난바 중심부에 자리한 대형 백화점답게 식당가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모여 있었고,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기에도 비교적 무난한 분위기였다. 일본 백화점 식당가는 우리나라 백화점 식당가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분위기가 있다. 단순한 푸드코트라기보다는 각각의 식당이 독립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운영되는 경우가 많고, 오래된 브랜드나 지역에서 유명한 식당이 입점해 있는 경우도 많다.

그 가운데 우리가 선택한 곳은 “도요테이(東洋亭)”였다. 우리식 한자로 읽으면 “동양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름인데, 일본식으로는 “도요테이”라고 읽는다. 이곳은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경양식 브랜드로 알려져 있었고, 특히 함박 스테이크 메뉴가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오사카 난바 한복판의 백화점 안에 있으면서도, 오래된 경양식집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120년 넘는 역사를 가진 경양식 브랜드

도요테이의 첫인상은 상당히 차분하고 클래식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현대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일본 근대 시기 경양식집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재현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조명도 은은한 편이었고, 테이블과 의자, 전체적인 색감에서도 오래된 레스토랑 브랜드 특유의 안정감이 느껴졌다. 단순히 함박 스테이크를 파는 식당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일본식 경양식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일본의 경양식은 서양 요리가 일본식으로 현지화되면서 만들어진 독특한 음식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함박 스테이크,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같은 메뉴들이 대표적인 예인데, 완전히 서양식도 아니고 완전히 일본식도 아닌 중간 지점에 있는 음식들이 많다. 도요테이의 함박 스테이크 역시 그런 일본 경양식 문화의 흐름 안에 있는 메뉴처럼 보였고, 100년 넘게 이어져온 브랜드에서 그런 음식을 먹는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먼저 제공된 토마토 애피타이저

주문은 모두 같은 세트 메뉴로 진행했다.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함박 스테이크 세트였는데,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가장 먼저 토마토 애피타이저가 제공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토마토 한 개가 나오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토마토 안쪽에 참치샐러드가 함께 들어가 있었고, 그 위에 소스가 뿌려져 있는 형태였다.

이 토마토 애피타이저가 생각보다 꽤 인상적이었다. 토마토의 상큼함과 참치샐러드의 부드러운 맛이 의외로 잘 어울렸고,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입맛을 살려주는 역할도 충분히 해주었다. 한국에서는 토마토를 이렇게 통째로 애피타이저처럼 내는 경우를 자주 보지 못했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단순한 샐러드가 아니라, 도요테이라는 오래된 경양식집이 자기 방식으로 만들어낸 첫 번째 접시라는 느낌이 있었다.


은박지에 싸여 나온 함박 스테이크

토마토 애피타이저를 먹고 나니 곧 메인 메뉴가 나왔다. 도요테이의 함박 스테이크는 은박지에 싸여 제공되는 방식이었는데, 이 비주얼을 보는 순간 2018년 도쿄 여행 때 시나가와에서 방문했던 “츠바메 그릴”이 떠올랐다. 그때도 은박지에 싸여 나온 함박 스테이크를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일본 경양식집에서는 이런 방식의 함박 스테이크가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음식이 나오면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서 직접 은박지를 열어야 했다. 은박지를 열자 안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왔고, 안쪽에는 소스에 감싸인 함박 스테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연출은 단순하지만 확실히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미 완성된 접시가 테이블 위에 놓이는 것과는 달리, 마지막 순간에 손님이 직접 은박지를 열면서 음식이 완성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함박 스테이크와 구운 감자

함박 스테이크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촉촉한 편이었다. 소스는 진하지만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았고, 고기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일본식 함박 스테이크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잘 살아 있었고, 가족끼리 먹기에도 부담 없는 메뉴였다. 고급 스테이크처럼 묵직하게 고기를 썰어 먹는 느낌은 아니지만, 오히려 편안하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경양식 메뉴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함께 제공된 구운 감자도 꽤 맛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곁들임 정도로 생각했는데, 감자 자체가 잘 익어 있었고 버터의 풍미도 느껴져서 함박 스테이크와 함께 먹기에 좋았다. 메인 메뉴와 사이드 메뉴의 조합이 안정적이었고, 전체적으로 오래된 브랜드답게 음식 구성이 잘 정돈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사카에서 만난 일본식 경양식의 분위기

도요테이는 엄청 화려하거나 강렬한 맛집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일본식 경양식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느낄 수 있는 식당이었다. 오사카 난바의 번화한 거리와 백화점 식당가 안에 자리하고 있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다른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했다. 120년 넘게 이어져온 브랜드라는 배경도 그렇고, 토마토 애피타이저와 은박지 함박 스테이크라는 구성도 그렇고, 일본 특유의 근대 경양식 문화가 음식과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운동을 마치고 먹는 저녁식사였기 때문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여행 중에는 계속 이동하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느라 식사를 급하게 해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날은 백화점 식당가 안에서 비교적 편안하게 앉아 천천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가족과 함께 무난하면서도 분위기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장소였다.


📌 일본 오사카 난바 — 도요테이(동양정, 東洋亭)

  • 📍 주소 : Japan, 〒542-8510 Osaka, Chuo Ward, Nanba, 5 Chome−1−5 なんばダイニングメゾン 7階 Takashimaya
  • 📞 전화번호 : +81-50-5870-0450
  • 🌐 홈페이지 : https://www.touyoutei.co.jp
  • 🕒 영업시간 : 11:00 –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