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를 대표하는 장소를 떠올려보면 자연스럽게 함께 따라오는 풍경이 있다. 바로 바닷가를 배경으로 서 있는 붉은색의 “고베 포트 타워”이다. 그리고 그 고베 포트 타워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 바로 “메리켄 공원(Meriken Park)”이다.
고베는 일본을 대표하는 항구 도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로 도시 전체 분위기 자체가 일본의 일반적인 대도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풍기는데, 항구 도시 특유의 개방감과 이국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강하게 남아 있는 편이다. 메리켄 공원은 그런 고베의 분위기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지막 일정으로 메리켄 공원까지 무리해서 이동하게 되었다. 고베까지 왔는데, 바다와 항구 풍경을 보지 않고 돌아가면 나중에 계속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베 항구 위에 조성된 해변 공원
메리켄 공원은 과거 무역 교류가 활발하던 “메리켄 부두”와 “나카롯테 제방”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서 만든 해변공원이라고 한다. 지금은 고베를 대표하는 관광지처럼 자리잡고 있지만, 원래는 항구 기능과 물류 중심 지역의 성격이 강했던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메리켄(Meriken)”이라는 이름 자체이다. 이는 과거 일본에서 “아메리칸(American)”을 일본식으로 발음하던 표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실제로 고베는 개항 이후 외국 문화가 빠르게 유입되었던 도시였기에, 이런 이름 역시 자연스럽게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리켄 공원 안에서는 고베 포트 타워를 비롯해서 고베 해양박물관, 카와사키 월드,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 BE KOBE 조형물 등 다양한 랜드마크들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항구 주변 야경이 상당히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데,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상 낮 시간에만 잠시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기타노이진칸에서 급하게 이동했던 마지막 일정
이날은 기타노이진칸을 생각보다 오래 둘러보게 되면서 일정이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간사이공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했기에 마음이 계속 급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메리켄 공원만큼은 꼭 들러보고 싶었다. 사실상 이번 고베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같은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
기타노이진칸에서 급하게 내려와 다시 모토마치 방향으로 이동했고, 그대로 남쪽 방향으로 걸어서 메리켄 공원까지 향했다. 다행히 접근성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JR 고베선 모토마치역에서 남쪽으로 도보 약 10분 정도만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바닷가 방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 한가운데를 걷다가 갑자기 시야가 확 열리면서 바다가 나타나는 순간의 분위기가 꽤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항구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
메리켄 공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고베의 아픈 역사 역시 함께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995년 발생했던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이 일대 역시 상당히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고베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던 재난이었는데, 메리켄 공원 주변 역시 항만 시설과 도로, 건물들이 심각하게 파괴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공원 안에는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가 조성되어 있는데, 일부 무너졌던 부두 시설을 복원하지 않고 당시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단순히 관광지로만 꾸민 것이 아니라, 당시 재난의 기억을 후세에 남기기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는 장소였다.
실제로 고베를 돌아다니다보면 도시 전체가 상당히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이면에는 이런 대규모 복구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체감하게 되는 장소이기도 했다.


리뉴얼 공사중이었던 고베 포트 타워
다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메리켄 공원까지 일부러 급하게 내려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고베 포트 타워”를 직접 보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타워가 리뉴얼 공사중이었던 것이다.
멀리서도 붉은 타워 대신 공사용 구조물만 보이고 있어서 순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고베를 상징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포트 타워인데, 하필 방문 시기와 공사 일정이 겹쳐버린 것이다.
그래도 바닷가 분위기 자체는 상당히 좋았다. 넓게 펼쳐진 공원과 바다, 그리고 항구 풍경이 어우러져 있어서 마지막 일정으로 잠시 걸어보기에는 괜찮은 장소였다.
오히려 여행 마지막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풍경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아쉬움까지 포함해서 여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메리켄 공원의 또 다른 상징 “BE KOBE”
메리켄 공원 안에서는 또 하나의 유명한 조형물을 찾을 수 있다. 바로 “BE KOBE” 조형물이다.
흰색 대형 글자로 만들어진 조형물인데, 지금은 사실상 고베를 대표하는 포토존 가운데 하나처럼 자리잡은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조형물은 한신·아와지 대지진 발생 20주년을 기념해서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고베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단순한 포토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베라는 도시는 전체적으로 사람들의 분위기가 비교적 여유롭고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도시의 이미지를 잘 담고 있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바다와 도시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
전체적으로 메리켄 공원은 단순히 바다만 보는 장소라기보다는, “고베라는 도시의 분위기” 자체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개항 도시 특유의 국제적인 분위기, 항구 도시 특유의 개방감, 그리고 대지진 이후 다시 재건된 현대적인 모습까지 모두 함께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이 부족해서 공원 안의 시설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고베를 방문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밤 시간대의 메리켄 공원도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베 포트 타워 리뉴얼이 끝난 이후 다시 방문한다면, 이번 여행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조금은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고베, 메리켄 공원
- 📍 주소 : 2 Hatobacho, Chuo Ward, Kobe, Hyogo 650-0042, Japan
- 🌐 홈페이지 : https://www.feel-kobe.jp/area-guide/meriken-park/
- 🕒 운영시간 :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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