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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시마 여행 — 나루토에서 도쿠시마역으로…

도쿠시마역 근처에 도착해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순간, 단순히 이동이 끝났다는 느낌이 아니라, 짧았지만 의미 있었던 만남 하나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여행 중에는 이런 관계들이 짧게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상과 달라진 귀환, 그리고 한결 가벼워진 이동

식사를 마치고 나니, 다시 나루토에서 도쿠시마 숙소가 있는 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무료 버스 쿠폰을 이용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할 생각이었고, 이미 오면서 한 번 경험한 동선이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선택지가 하나 생겼다.

함께 식사를 했던 일본 지인이 차를 가지고 있었고, 도쿠시마역 방향까지 태워다주겠다고 한 것이다. 원래는 고베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방향 자체는 완전히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도쿠시마역 쪽으로 돌아서 내려다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된 일정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선택들이 오히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버스를 이용했다면 약 1시간 정도 걸렸을 거리였지만, 차로 이동하니 약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동 시간만 놓고 보면 단순히 효율적인 선택이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시간이 되었다. 하루 종일 이동하고 돌아다니면서 쌓였던 피로가 이 짧은 이동 시간 동안 많이 풀렸고, 무엇보다도 앉아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감되는 여유가 확실히 달랐다.


이동이 아니라, 이어지는 대화의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공연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 여행에 대한 이야기까지 대화의 주제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같은 공연을 보고 나온 직후였기 때문에, 방금 전까지 있었던 무대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었고, 서로 다른 시선에서 느꼈던 부분들을 공유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함께 이동했던 일본 지인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이 아니라, 이미 1년 넘게 알고 지내온 사람이었고, 그동안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여러 번 만나왔던 관계였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처음 보는 어색한 만남이라기보다는, 익숙한 사람을 다른 도시에서 다시 만난 느낌에 가까웠다.

고베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이었는데, 앞으로 한국에서 공연 일정이 잡혀 있어서 한국에 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한국에 오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직접 안내를 해주기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따로 약속을 정한 것이라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하게 된 느낌이었다.

이미 여러 번 만나왔던 관계였기 때문에, 짧은 이동 시간이었지만 어색함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관계가 한 번 더 이어지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이동, 하지만 남는 시간

차는 생각보다 빠르게 도쿠시마 시내로 진입했고, 막힘 없이 이동하면서 금방 도쿠시마역 근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올라올 때는 버스가 막혀서 한참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도쿠시마역 근처에 도착해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순간, 단순히 이동이 끝났다는 느낌이 아니라, 짧았지만 의미 있었던 만남 하나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여행 중에는 이런 관계들이 짧게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시 도쿠시마역, 그리고 이어지는 하루의 마지막 동선

도쿠시마역에 도착한 뒤에는 한 가지 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둘째 날 숙소가 첫날 묵었던 호텔과 다른 곳이었기 때문에, 기존 호텔에 맡겨두었던 짐을 다시 찾아야 했다. 여행 중 숙소를 옮기는 일정은 항상 번거롭지만, 동선을 잘 맞춰두면 생각보다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짐을 찾은 뒤 다시 도쿠시마역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새로운 숙소가 있는 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 거리는 길지 않았고, 대략 6정거장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약 10분 정도 더 걸어야 했지만, 이미 하루의 주요 일정이 모두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마음은 비교적 가벼운 편이었다. 낮 동안의 긴 이동과 공연,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까지 모두 지나온 뒤라서 그런지, 이 마지막 이동 구간은 오히려 조용하게 정리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흘러간 둘째 날의 끝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거의 진 상태였고, 하루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나루토까지 이동하고, 소용돌이를 보고, 공연을 보고, 다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흐름까지 이어졌던 하루였다.

하루 안에 담기에는 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피곤하다는 느낌보다는 “잘 보냈다”는 감각이 더 강하게 남았다. 이동과 경험, 그리고 사람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이어진 하루였고, 그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만족스러운 하루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날의 마지막에는, 단순히 여행이 아니라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