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나라 여행에서 숙소로 선택한 곳은 “하루야 나라마치”라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사실 처음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고다를 통해 나라 지역 숙소를 검색하던 도중 우연히 발견한 곳이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저렴했던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행 일정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박 가격이 약 20,000원 정도 수준이었다. 일본 여행을 하다보면 숙박비가 생각보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나라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게다가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숙소가 아니라, 120년이 넘은 일본 전통 고택을 개조해서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라는 점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특히 이번 여행은 혼자서 이동하는 일정이었던 만큼, 굳이 비싼 호텔에 숙박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이런 독특한 분위기의 숙소에서 하루 정도 머물러보는 것이 나라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전통 고택에서 보내는 하룻밤
나라라는 도시는 오사카와는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달랐다. 오사카가 화려한 간판과 관광객들로 가득한 도시였다면, 나라는 훨씬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강했다. 특히 밤이 되면 도시 전체가 한층 더 고즈넉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오래된 일본 전통 가옥 형태의 숙소에서 머무른다는 점이 꽤 기대되었다.
일본 전통 숙소라고 하면 보통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료칸”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료칸은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특히 혼자서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숙박비에 너무 많은 비용을 쓰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하루야 나라마치는 저렴한 가격으로도 일본 전통 고택 특유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실제로 숙소 주변 골목부터 상당히 조용하고 운치있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들이 남아 있는 나라 특유의 거리 풍경 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숙소로 이동하는 과정 자체도 마치 작은 여행 코스처럼 느껴졌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숙소
무엇보다 특이했던 점은 숙소에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늦은 시간이라 직원이 없는 것인가 싶었는데, 다음날 아침과 낮 시간까지 지내보니 정말 대부분 무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아마 특정 시간이 되면 직원이 와서 청소를 하고, 다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하지만 처음 방문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특히 첫날은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했던지라 주변도 어두웠고, 숙소 앞에 도착했을 때도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순간적으로 “설마 오늘 체크인이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 입구를 자세히 살펴보니 게스트하우스 측에서 남겨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종이에는 영어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출입 비밀번호, 그리고 방 배정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심지어 내부 약도까지 손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순간적으로는 마치 작은 미션을 수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미션처럼 진행되었던 체크인
안내문을 들여다보면서 하나씩 따라가기 시작했다.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 했고, 이후에는 배정된 방 번호를 확인해서 지정된 공간으로 이동해야 했다.
처음에는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혹시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면 어떻게 하나 싶기도 했고, 일본의 오래된 고택 구조이다보니 내부도 일반 호텔처럼 단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무사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숙소 안쪽으로 이동하던 도중에는 같은 방을 사용하는 일본인 여행객과 마주치기도 했다.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 순간부터 조금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게스트하우스 특유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호텔에서는 보통 프런트 직원과 간단한 체크인 절차만 마치고 방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런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숙소에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은 경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20년 전통 고택의 분위기
하루야 나라마치는 120년이 넘은 일본 전통 고택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의 형태 그대로 120년 동안 유지된 것은 아닐 것이다. 손님을 받기 위해 일부 구조를 개조하고 도미토리 공간을 추가하면서 현재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필자가 배정받은 공간은 별관 형태의 도미토리 건물이었다. 구조는 캡슐호텔과 유사한 느낌이었는데, 2층 구조로 침대가 배치되어 있었고, 한 번에 약 8명 정도가 숙박할 수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캡슐호텔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오래된 일본 가옥 특유의 목조 구조와 다다미 느낌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바닥이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도 났고, 건물 전체에서 오래된 집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침실 공간 외에 작은 개인 휴식 공간 같은 느낌의 공간이 따로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크기가 아주 넓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거나 노트북을 펼쳐두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정도 공간이 딱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본관 역시 상당히 분위기가 좋아보였다. 다다미방 형태의 객실도 있었고, 마당과 거실 공간 역시 오래된 일본식 가옥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했다. 어린 시절 시골집 느낌과도 어딘가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묘한 운치가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인연들
게스트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는 점이다. 호텔에서는 대부분 각자 방 안으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다른 여행객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는 편인데, 게스트하우스는 구조 자체가 사람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형태이다.
이번 하루야 나라마치에서도 몇 명의 여행객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가장 먼저 알게 된 사람은 도쿄에서 왔다는 일본인 여행객 “요시아키 야하타”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은 호주에서 온 여행객 “앤드류(Andrew)”였다.
앤드류와 처음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타올을 가지러 이동하던 중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Do you speak English?”
갑작스러운 질문이었지만 자연스럽게 “Yes.”라고 대답했더니, 같이 앉아서 위스키 한 잔 하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원래는 먼저 샤워를 하고 나서 내려오려고 했지만, 마침 샤워실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약간 땀에 찝찝한 상태 그대로 앉아서 같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호주에서 온 여행객, 앤드류
앤드류는 호주에서 “Finance Managemen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잠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같이 위스키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코로나19 시기에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일본 여행은 어떤 느낌인지,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영어가 아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지에서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아직 한국에는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에 올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이야기했고, 자연스럽게 서로 인스타그램도 교환하게 되었다.
그 역시 나중에 호주에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인 친구들도 소개해주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 장소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하다.


도쿄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는 요시아키
요시아키 야하타와는 다음날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라 시내를 돌아본 뒤 숙소에 들러 짐을 찾으러 갔는데, 그 과정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친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는 도쿄에서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사실 여행에서는 완벽한 언어보다 서로 대화를 해보려는 분위기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 역시 나중에 도쿄에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고 이야기했고,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을 교환하게 되었다. 다음 일정이 어디냐고 묻길래 필자는 고베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고, 그는 교토로 간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자끼리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동질감 같은 것이 있었다. 서로 다시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행 중 우연히 스쳐 지나간 인연이라는 점 자체가 의미있게 느껴졌다.
숙소 이상의 기억으로 남은 하루야 나라마치
하루야 나라마치는 단순히 “잠만 자는 숙소” 이상의 기억으로 남은 장소였다. 오래된 일본 전통 고택의 분위기도 인상적이었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독특한 시스템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안에서 우연히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였다.
만약 일반적인 호텔에 숙박했다면 이런 경험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게스트하우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었고, 혼자 여행을 하고 있었기에 더 자연스럽게 다른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나라를 방문하게 된다면, 아마 이 숙소를 떠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저렴했던 숙소가 아니라, 나라에서의 밤과 여행의 분위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인연들까지 함께 남아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 나라 게스트하우스, 하루야 나라마치
- 📍 주소 : 31-4 Minamifukurocho, Nara, 630-8342, Japan
- 📞 전화번호 : +81-50-3575-1511
- 🌐 홈페이지 : https://yado-haruya.com/naramachi
- 🛏️ 아고다 예약 : https://app.ac/TqpwQS233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