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앞 골목, 하루의 흐름이 느려지는 순간
도쿠시마 성터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다시 역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자연스럽게 저녁을 해결할 장소를 찾게 되었다. 이미 하루 동안 이동도 많았고, 공연까지 보고 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몸이 완전히 가벼운 상태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화려하거나 특별한 식당보다는, 그냥 편하게 들어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렇게 역 서쪽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 안쪽에서 ‘堂の浦 駅前店’을 발견하게 되었다. 큰 도로변이 아니라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구조였는데, 오히려 이런 위치가 일본 특유의 라멘집 분위기를 더 잘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관광객보다는 지역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이곳은 ‘도미(돔)’를 활용한 육수로 유명한 라멘집이라는 이야기를 미리 듣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했다. 다만, 이미 점심에도 면 요리를 먹은 상태였고, 소화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메뉴 선택에 있어서는 조금 고민이 필요했다.


라멘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다른 선택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대표 메뉴를 그대로 먹는 것이 맞겠지만, 이 날은 조금 달랐다. 억지로 먹기보다는, 지금 상태에 맞는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한 지인은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라멘을 주문했고, 나는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회덮밥 형태의 메뉴를 선택했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로 에다마메를 하나 주문했다. 가격은 400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단순한 사이드 메뉴라고 보기에는 양도 꽤 넉넉하게 나오는 편이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꽤 만족스러웠다. 여행 중에는 식사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컨디션이 쉽게 흔들릴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거운 음식 대신 가볍게 균형을 맞춰주는 선택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에다마메, 여행 중 컨디션을 잡아주는 음식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다마메였다.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일본에서 먹는 에다마메는 확실히 조금 다른 느낌이 있다. 단순히 맛의 차이 때문이라기보다는, 여행 중이라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더 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적당히 짭조름한 간과 부드러운 식감이 이어지면서, 부담 없이 계속 손이 가는 음식이었고, 무엇보다도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이 날도 소화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에다마메를 조금씩 먹으면서 몸이 다시 안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예상보다 많이 먹거나, 반대로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런 메뉴 하나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여행을 하면서 점점 ‘이카소우멘’보다 ‘에다마메’를 더 자주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닌가 싶다.


라멘의 또 다른 방식, 카에메시
한편, 지인이 주문한 라멘 역시 이 집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메뉴였다. 도미를 활용한 육수라는 점에서 국물 자체의 깊이가 느껴졌고, 일반적인 돈코츠 계열과는 다른 결의 맛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식사의 후반부에서 등장한 ‘카에메시(替え飯)’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가격은 250엔 정도였고, 라멘을 어느 정도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밥을 넣어서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이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추가 메뉴라기보다는, 국물의 맛을 끝까지 활용하기 위한 하나의 식사 방식에 가까웠다. 일본 라멘 문화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었고,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하나의 식사 경험을 완성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익숙한 구조
매장 내부는 전형적인 일본 라멘집 구조였다. 주방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형 구조였고, 바 형태의 좌석과 테이블 좌석이 함께 배치되어 있었다.
이런 구조는 단순히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 조리 과정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신뢰감이 더 높아지는 느낌이 있었다.
화려하거나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편하게 느껴졌고, 이곳이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운영되고 있는 가게라는 인상을 더 강하게 남겼다.




첫날의 끝, 그리고 정리되는 흐름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하루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도쿠시마에 도착해서 이동하고, 나루토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공연을 보고, 마지막으로 시내에서 식사를 하는 흐름까지 이어지면서, 첫날의 모든 일정이 하나로 연결된 순간이었다.
특별히 극적인 장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었던 것 같다.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순간들의 반복으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쿠시마에서의 첫날 밤은 조용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 도쿠시마 여행 — 도노우라 에키마에 브랜치(堂の浦 駅前店)
- 📍 주소: 〒770-0832 Tokushima, Terashimahonchohigashi, 3 Chome−8
- 📞 전화번호: +81 88-678-2662
- 🌐 홈페이지: https://satorun.net/ramen/
- 🕒 영업시간: 11:00 ~ 15:00 / 17:00 ~ 22:00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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