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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교차로, 변해온 나의 시간 시부야에 오면 늘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여긴 왜 이렇게 늘 사람이 많을까?” 하고. 그 질문은 사실 풍경을 향한 것이 아니라, 이곳을 다시 찾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시부야의 교차로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사람들은 늘 바쁘게 오갔지만, 그 사이를 지나온 나는 매번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2018년, 2019년, 그리고 2024년과 2025년. 해를 건너 ...

이온몰 오무타(イオンモール大牟田)오무타역에서 걸어서, 일상의 풍경을 통과하다 오무타역에서 이온몰 오무타(イオンモール大牟田)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그대로 걸어갔다. 굳이 말하자면, 효율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역 앞에서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이용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오무타에서는 계속해서 걷고 있었고, 이 도시의 크기와 리듬을 몸으로 느끼는 데에는 걷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보이는 풍경은 소박했다. 큰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

여행의 둘째 날 아침은 늘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전날까지는 이동과 체크인, 식사와 정리로 하루가 흘러가지만, 둘째 날부터는 비로소 ‘머무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다.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근처에서 맞이한 아침 역시 그랬다. 알람 소리에 급하게 일어나 움직여야 하는 날이 아니라, 창밖의 빛과 공기의 온도를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아침이었다. 숙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건물의 높이였다. ...

둘째 날 아침은 유난히 조용했다. 전날의 이동과 공연 일정이 워낙 밀도 높게 이어졌던 탓인지, 숙소를 나서 이타바시역 쪽으로 걸어 나오는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도쿄의 아침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풍경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촘촘하게 들어선 상가, 그리고 끊임없이 울리는 신호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타바시역 근처의 첫인상은 그와는 결이 달랐다. 도시는 분명히 깨어 있었지만, 서두르지 않았고, 그 차분함은 철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 동네를 ...

다리를 건너 자유의 여신상으로 오다이바에서 실물 크기의 건담을 본 뒤 우리는 해변 방향으로 이어지는 보행자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따라 걸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옆으로 후지 TV의 독특한 건물이 계속 시야에 들어왔다. 낮에는 더위 때문에 이동 자체가 부담이었지만, 해가 지고 난 뒤의 공기는 확실히 달랐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체감 온도가 내려갔고, 이제야 제대로 산책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날 오다이바 일대는 평소보다 훨씬 활기찬 분위기였다. ...

커널시티 하카타에서 건담 베이스를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바로 이치란 라멘 본점.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라멘 브랜드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은, 처음 후쿠오카를 찾은 여행자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지는 장소다. 다행히 커널시티 하카타에서 이치란 라멘 본점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고, 지도상으로도 도보 이동이 충분히 가능한 거리였다. 이왕 걷는 김에 조금이라도 더 후쿠오카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큰 도로 ...

카페에서 나와 다시 걸음을 옮겼을 때, 자연스럽게 향한 곳은 사쿠라기초역이었다. 미나토미라이 일대를 돌아본 뒤라 그런지 다리는 제법 무거웠지만, 역 앞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사쿠라기초역 앞에는 넓은 광장이 하나 펼쳐져 있는데, 낮에도 몇 번 지나치며 느꼈듯이 이 공간은 단순한 역 앞 공터라기보다는 사람들이 잠시 머물고, 멈추고,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여백 같은 장소에 가까웠다. 낮 시간에도 누군가 기타를 치고 있었던 기억이 ...

잠시 숨이 풀린 겨울, 걷기로 한 이유 1월 초순의 겨울은 유난히 매서웠다. 한동안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이 이어지면서, 바깥으로 나간다는 선택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던 시기였다. 자연스럽게 생활 반경은 줄어들었고, 하루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흘러갔다. 그러다 간만에 기온이 영상과 영하를 오가는 날이 찾아왔고, 이 정도면 잠깐쯤은 걸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실내에 머무르기보다는,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마셔보기로 했다. 산책의 시작은 연희문학창작촌이었다. 평일에만 ...

“다시 시작한다”는 말은 흔히 미래를 향한 선언처럼 들리지만, 카노우 미유의 〈Re:Road〉는 그 문장을 꺼내기까지의 시간과 마음의 무게를 먼저 보여준다. 이 곡은 단순한 재출발의 노래가 아니다. 오히려 데뷔 이후 걸어온 시간, 그 곁을 지켜온 팬들, 그리고 그 모든 기억을 안고 다시 걷겠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고백에 가깝다. 변해버린 풍경, 그러나 변하지 않은 의미 노래는 “그날 보였던 풍경”을 떠올리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중요한 것은 ...

잠실의 풍경을 한눈에, 석촌호수 서호에서 바라본 도시의 상징 서울에는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한강공원도 있고, 서울숲도 있고, 올림픽공원도 있다. 대부분은 자연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장소다. 나무가 많고, 잔디가 있고, 계절을 느끼기 위해 가는 공간이다. 그런데 잠실의 석촌호수는 조금 다르다. 이곳은 자연을 보기 위해 걷는다기보다 도시를 보기 위해 걷게 되는 장소에 가깝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