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Magzine Korea

서울 한복판, 빌딩의 불빛 사이에서 남대문은 여전히 낮은 호흡으로 도시를 지킨다. 조명이 켜진 밤의 숭례문은 화려하다기보다 단정하다. 성곽 위에 얹힌 목조건축의 선은 도시의 소음을 흡수하듯 차분하고, 석축의 결은 시간을 고스란히 머금은 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현대적 스카이라인과의 대비는 이 문이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현재형 역사’임을 말해준다. 세로로 적힌 이름, 현판이 전하는 이야기 숭례문의 현판은 유독 눈길을 끈다. 한자 ‘崇禮門’이 세로로 ...

시간을 묻어두다 서울 천년 타임캡슐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시간의 깊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 타임캡슐은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에서 조선의 한양으로 천도한 지 600년을 맞이한 1994년, 서울특별시에 의해 조성되었다.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의 서울을 향해 메시지를 남기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타임캡슐은 천도 1000년이 되는 서기 2394년, 공식 절차에 따라 후손들에 의해 개봉될 예정이다. 보신각 ...

밤에 완성되는 수직의 풍경고요한 밤, 도시는 위로 자란다 해가 완전히 저문 시간, 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아크로 포레스트는 낮과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곳의 야경은 화려한 조명으로 시선을 압도하기보다, 고층 주거 건축이 가진 구조적 미학과 빛의 균형을 통해 차분하게 완성된다. 밤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타워는 도시의 소음을 잠재운 채, 묵직한 존재감으로 공간을 지배한다. 아크로 포레스트의 외관은 규칙적인 격자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

잠실의 풍경을 한눈에, 석촌호수 서호에서 바라본 도시의 상징 서울에는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한강공원도 있고, 서울숲도 있고, 올림픽공원도 있다. 대부분은 자연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장소다. 나무가 많고, 잔디가 있고, 계절을 느끼기 위해 가는 공간이다. 그런데 잠실의 석촌호수는 조금 다르다. 이곳은 자연을 보기 위해 걷는다기보다 도시를 보기 위해 걷게 되는 장소에 가깝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

2025년 10월 25일 토요일, 서울 합정의 작은 공연장 살롱 문보우는 이른 시간부터 묘한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TROT GIRLS JAPAN RELAY LIVE #2」라는 이름 아래, 하루 동안 네 명의 아티스트가 차례로 무대에 오르는 릴레이 형식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각자의 공연은 독립적이었지만, 하루 전체로 보면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구조였다. 그 시작을 맡은 인물이 바로 마코토(MAKOTO.)였다. 오후 1시, 하루의 문을 여는 첫 ...

코엑스에서 행사를 보고 나면 꼭 생기는 고민이 하나 있다. “이제 어디서 밥을 먹지?” 건물은 크고 선택지는 많지만, 막상 돌아다니다 보면 프랜차이즈 식당 위주라 오히려 결정이 어려워진다. 특히 공연이나 행사처럼 시간을 맞춰 움직여야 하는 날에는 오래 기다리거나 무겁게 먹는 식사는 부담스럽다. 그날 한일축제한마당 일정을 마치고 지인과 함께 내려간 곳이 바로 지하 1층에 있는 작은 햄버거집, 힘난다버거였다. 코엑스 지하 1층은 길을 잘 ...

무대와 시상식 모두 빛낸 그녀, 아시아 문화 교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지난 8월 29일 서울 중구 월드케이팝센터 글라스홀에서 열린 ‘2025 아시아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6개국의 인플루언서들이 한자리에 모여 패션, 뷰티, 관광, IT,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 교류와 협업을 펼치며 글로벌 네트워킹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아시아 문화 교류의 중심, 서울 올해로 1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아시아 인플루언서 ...

— 2025년 5월 25일, 서울 합정에서 열린 ‘트롯 걸즈 재팬’ 릴레이 콘서트의 한 장면 서울 합정에 위치한 살롱 문보우는, 공연장이라기보다 ‘무대를 품은 방’에 가깝다. 약 80명 남짓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아담한 공간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최소화한 구조를 갖고 있다. 무대 위 아티스트의 표정, 숨 고르는 타이밍, 손짓 하나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거리. 이곳에서는 공연을 ‘본다’기보다, 공연 안에 함께 ‘들어가 있다’는 ...

1988년 서울 올림픽은 한국과 세계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남아 있다. 이 올림픽을 기념하는 공식 주제곡 “손에 손잡고” (영어 제목: “Hand in Hand”)는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며, 평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이 곡은 코리아나라는 그룹이 부른 음악으로, 그룹의 네 멤버 홍화자, 이예숙, 이승규, 이용규가 참여했다. 이들이 부른 이 노래는 단순히 올림픽의 주제곡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여전히 그 당시의 감동을 전하며, ...

2024년 9월 22일 한일축제한마당코엑스에서 확인된 카노우 미유의 현재형, 그리고 ‘함께 서는 방식’ 서울 코엑스 D홀은 콘서트장이 아니라 축제의 공간이었다. 한일축제한마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는 음악만이 아니라 음식과 여행, 캐릭터와 코스프레, 지자체 홍보 부스와 기업 전시가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 관객은 정해진 좌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는 상태가 아니었고, 대부분은 걷다가 멈추고, 구경하다가 스쳐 지나가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자유로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