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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곳을 직접 찾아다닌 음악인, 사쿠마 히데키 ―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에서 만난 일본의 베테랑 싱어송라이터

2026년 10월 11일 일본 사이타마현 한노시의 한노 시민회관(飯能市民会館)에서 열린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2026 埼玉飯能音楽祭)’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과 공연팀이 참여했다. 그중 사이타마현 출신 싱어송라이터 사쿠마 히데키(さくまひでき)는 관객들과 직접 악수를 나누고, 노래에 코미디를 결합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이며 오랜 공연 경력을 가진 음악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객석으로 내려온 가수, 사쿠마 히데키

10월 11일 오후 2시, 사이타마현 한노시의 한노 시민회관 대홀에서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의 첫 번째 공연이 시작됐다. 이날 음악제는 오후 2시와 6시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일본 전통음악과 대중가요, 무용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출연진 가운데 눈길을 끈 인물은 사이타마현 출신 싱어송라이터 사쿠마 히데키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음악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일본의 지역 공연과 라디오 방송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베테랑 음악인이다. 작사와 작곡, 편곡은 물론 악기 연주와 음반 제작, 공연 진행까지 직접 담당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쿠마 히데키는 1부 첫 곡부터 관객들과 가까이 만나는 방식을 선택했다. 노래를 부르던 그는 무대 아래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넸다. 객석을 따라 이동하면서도 노래를 이어갔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과 직접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일반적인 콘서트에서는 가수와 관객이 무대와 객석으로 구분되지만, 이날 사쿠마 히데키는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그 경계를 허물었다. 앞줄에 앉은 관객만을 위한 짧은 팬서비스가 아니라 객석을 직접 돌며 가능한 한 많은 관객과 손을 맞잡는 방식이었다. 관객들도 자리에서 가수를 가까이 마주하며 공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그가 오랫동안 일본 각지를 돌며 공연해온 음악인이라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대형 공연장뿐 아니라 지역 축제와 문화행사, 소규모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온 사쿠마 히데키에게 객석으로 직접 다가가는 일은 낯선 시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노래와 코미디를 결합한 2부 공연

오후 6시에 시작된 2부에서는 1부와 또 다른 방식의 공연을 선보였다. 사쿠마 히데키는 노래 중간에 대사와 연기를 섞어 넣으며 유머러스한 무대를 꾸몄다. 단순히 노래 사이에 짧은 이야기를 하는 일반적인 토크 코너와는 달랐다. 노래 자체에 대사와 상황극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듯한 구성이었다.

노래를 부르다가 대사로 전환하고,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는 방식은 일반적인 가창 공연보다는 코미디 요소가 포함된 음악극을 연상시켰다. 진지하게 노래를 들려주는 싱어송라이터의 모습과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는 엔터테이너의 모습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같은 날 진행된 두 차례 공연에서 서로 다른 무대 구성을 보여줬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1부에서는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악수를 나누며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2부에서는 대사와 연기를 활용해 노래에 재미를 더했다. 가창뿐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 이야기와 유머까지 공연의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사쿠마 히데키의 소속사 선뮤직(Sun Music)은 그를 작사·작곡·편곡과 악기 연주, 음반 제작, 아티스트 프로듀싱, 사회와 라디오 진행까지 소화하는 엔터테이너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서도 음악인과 진행자, 코미디언의 성격을 함께 가진 그의 무대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동차에서 숙식하며 전국 628곳을 찾아다닌 음악인

사쿠마 히데키는 1971년 11월 20일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났다. 현재의 고노스시(鴻巣市)에 해당하는 옛 후키아게마치(吹上町) 출신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기타를 접하면서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직접 노래를 만들고 밴드 활동을 거쳐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했다.

그의 음악 경력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1997년의 전국 유선방송 방문 활동이다. 당시 25세였던 사쿠마 히데키는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에서 「愛を感じたい」(사랑을 느끼고 싶어)를 발표했다. 그러나 음반을 발매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노래를 전국에 알리기는 쉽지 않았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신인 음악인에게는 라디오와 유선방송, 음반 판매점 등이 중요한 홍보 경로였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직접 알리기로 했다. 자동차를 타고 일본 전국을 이동하면서 유선방송 관계자들을 찾아다녔고, 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방문 활동을 이어갔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무려 628곳이었다.

전국 628개 유선방송 거점을 약 1년에 걸쳐 직접 방문한 이 일화는 지금도 그의 공식 프로필에 소개될 만큼 특별한 경력으로 남아 있다. 음악을 만드는 일뿐 아니라 자신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까지 스스로 책임졌던 것이다.

이날 한노 음악제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누던 모습은 이러한 경력을 떠올리게 했다. 과거에는 자신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 전국의 방송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다녔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직접 다가가 노래를 들려주고 있었다.

물론 음반 홍보를 위해 전국을 순회했던 활동과 공연 중 관객에게 악수를 건네는 퍼포먼스는 서로 다른 일이다. 그러나 음악을 듣는 사람과 직접 만나려는 태도는 두 장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사쿠마 히데키는 이후에도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이동과 장비 운반, 음향 작업까지 담당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도 연간 100회 안팎의 공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소개되는 그는 일본 지역 공연문화에서 보기 드문 활동량을 가진 음악인이다.

밴드에서 솔로 가수로, 20년을 이어온 메이저 데뷔의 역사

사쿠마 히데키의 음악 경력은 밴드 활동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음악 활동을 이어온 그는 1990년대에 자신만의 음악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1997년 독자 레이블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음반 활동에 나섰다.

2004년에는 그룹 스트로(ストロー)의 멤버로 「さよならも言えなくて」(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를 발표하며 메이저 음반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솔로 활동을 준비한 그는 2006년 1월 25일 「ただ見つめてただけの初恋」(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첫사랑)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메이저 데뷔했다.

이 노래는 자신의 첫사랑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사쿠마 히데키는 2026년 1월 솔로 메이저 데뷔 20주년을 맞아 공개한 글에서 당시의 활동을 회상했다.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자신의 첫사랑을 노래로 만들었고, 관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데뷔곡으로 결정했다는 내용이다.

데뷔 이후에는 일본 각지의 음반 판매점에서 캠페인 공연을 진행했다. 신세이도와 야마노악기, HMV, 타워레코드 등 여러 음반 매장을 방문해 직접 노래를 들려주고 음반을 판매했다. 전국의 유선방송 거점을 찾아다녔던 1997년의 활동과 마찬가지로 음악을 알리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이었다.

2026년은 그가 솔로 가수로 메이저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첫 음반을 발표한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음악인으로 활동해온 시간은 훨씬 길다. 한노 음악제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무대 진행과 다양한 공연 구성에는 이러한 오랜 경험이 축적돼 있었다.

특히 2부에서 선보인 노래와 코미디를 결합한 무대는 그의 활동 영역을 잘 보여줬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직접 만든 노래를 들려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대사와 연기를 활용해 관객들이 공연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음악과 토크, 유머를 함께 다루는 그의 공연 방식은 일반적인 가창 중심의 무대와 차이를 보였다.

사이타마를 노래하는 사이타마 출신 음악인

사쿠마 히데키의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고향인 사이타마현이다. 그는 오랫동안 사이타마를 중심으로 공연과 방송 활동을 이어왔으며, 지역을 소재로 한 음악도 발표했다.

대표적인 작품 가운데 하나가 「人生たまたま…さいたまで」(인생, 우연히 사이타마에서)다. 이 노래는 사이타마현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지역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끈다.

사이타마는 도쿄와 인접한 수도권 지역이지만, 일본 대중문화에서는 종종 도쿄와 비교되는 지역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지역적 이미지를 과장된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 영화 『翔んで埼玉』(날아라 사이타마)이다. 사이타마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풍자하는 이 영화는 2019년 개봉 이후 큰 관심을 모았고, 2023년에는 속편도 제작됐다.

사쿠마 히데키의 「人生たまたま…さいたまで」 역시 이 영화 시리즈에 사용되면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사이타마 출신 음악인이 자신의 지역을 소재로 만든 노래가 전국적으로 공개되는 상업영화에 사용된 것이다.

그는 음악 활동 외에도 사이타마 지역 라디오 방송을 통해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FM NACK5의 「さくまひできのサンデー音楽工房」(사쿠마 히데키의 선데이 음악공방)을 진행하며 음악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라디오 진행과 공연 활동을 병행하는 경력은 한노 음악제에서 보여준 무대 스타일과도 연결된다. 노래 중간에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은 단순한 가창 능력만으로 완성하기 어렵다. 음악을 들려주는 동시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통악기와 요사코이, 다양한 공연이 함께한 음악제

사쿠마 히데키 외에도 이번 한노 음악제에는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참여했다. 카노우 미유(かのうみゆ), AiAi, SOMELINEZ, 유메(夕芽), 和nagomi, 리코마오(りこまお), 아리조노 도시히코(有薗利彦) 등이 무대에 올랐으며, 일본 전통악기 4중주단 사이타마틱(サイタマティック)과 요사코이 공연팀 하나마이키(華舞旗)도 함께했다.

특히 이번 음악제는 대중가요 공연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일본 전통악기를 활용한 연주와 요사코이 공연, 오이란 다유 다카오 다유(高尾太夫)의 프로그램 등이 함께 마련됐다.

요사코이는 일본 고치현에서 시작된 춤으로, 전통적인 춤에 현대적인 음악과 안무를 결합한 공연문화다. 여러 명의 무용수가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동작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일본 각지에서 지역 축제와 공연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오이란 다유는 에도시대 유곽 문화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을 바탕으로 한 전통문화 공연이다.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 독특한 몸짓과 의례적인 동작 등을 통해 당시의 복식과 문화를 재현한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이러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현대 대중음악 공연과 함께 소개됐다.

카노우 미유 역시 1부와 2부에 모두 출연했다. 그는 두 공연에서 서로 다른 선곡을 선보였으며, 자신의 오리지널 곡과 일본 대중가요, 애니메이션 음악 등을 통해 무대를 구성했다. 한국 가수 이기찬의 「감기」를 일본어로 리메이크한 「恋慕」(렌보)도 두 차례 공연에서 선보였다.

사쿠마 히데키가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관객 참여형 공연과 코미디 요소를 활용한 무대를 보여줬다면, 다른 출연진들은 각자의 음악적 배경과 장르에 따라 서로 다른 공연을 선보였다. 하나의 음악제에서 전통음악과 현대 대중가요, 무용과 퍼포먼스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던 셈이다.

628곳을 찾아다니던 음악인이 관객에게 건넨 악수

이번 한노 음악제에서 사쿠마 히데키의 공연은 두 가지 장면으로 기억된다. 1부 첫 곡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누던 모습, 그리고 2부에서 노래와 대사를 결합해 코미디처럼 풀어낸 무대다.

두 공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관객이 노래를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연에 함께 참여하도록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1부에서는 가수가 직접 객석을 찾아갔고, 2부에서는 이야기와 유머를 통해 관객이 노래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1997년 자신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 전국 628개 유선방송 거점을 찾아다녔던 사쿠마 히데키는 이후에도 수많은 공연장을 방문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2006년 솔로 메이저 데뷔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음반 제작과 방송, 공연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한노 음악제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화려한 무대장치나 대규모 연출보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공연 방식에 가까웠다. 노래를 부르면서 객석을 돌고, 대사와 연기를 섞어 웃음을 전하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지역 공연을 이어온 베테랑 음악인의 경험을 엿볼 수 있었다.

사이타마현 출신 음악인으로서 고향의 무대에 오른 사쿠마 히데키는 이날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일을 다시 보여줬다. 직접 노래를 부르고, 관객을 만나고, 음악과 이야기로 공연을 이끌어가는 일이었다.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의 두 차례 공연은 그의 다양한 무대 스타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