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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대표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높은 빌딩 숲 사이를 길게 가로지르는 야외 에스컬레이터를 빼놓기 어렵다. 센트럴 한복판의 번화한 거리에서 시작해 언덕 위 주거지역까지 이어지는 이 거대한 이동 시스템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홍콩이라는 도시의 구조와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 같은 장소다. 영화나 여행 프로그램 속에서 한 번쯤 본 적 있는 장면이기도 하고, 실제로 현장을 마주하면 “아, 여기가 홍콩이구나” 하는 ...

AEL을 타고 공항에서 카오룽역(구룡역, Kowloon Station)까지 무난하게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첫날 일정은 완벽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공항에서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했고, 피곤하긴 했지만 아직 체력도 남아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첫 번째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까지 이동해 체크인하는 일뿐이었다. 처음 계획은 단순했다. 역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천천히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도 앱만 켜면 금방 길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여행은 ...

교토를 여행하기 전에는 흔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대표 관광 도시이니 지하철만 타면 대부분 이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실제로 도쿄나 오사카에서는 그런 방식의 여행이 크게 어렵지 않다. 노선이 촘촘하고 환승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토는 조금 다르다. 지도를 펼쳐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관광지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고 도시 전역에 흩어져 있다. 금각사는 북쪽에 있고, 기요미즈데라는 동쪽, ...

간사이 지역 여행을 계획하면 자연스럽게 동선이 하나로 이어진다.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들어와 오사카에 머물고, 어느 순간 교토로 넘어가게 된다. 지도에서 보면 멀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가깝다. 오사카에 며칠 있다 보면 “오늘 교토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정도의 거리다. 나 역시 비슷했다. 오사카에서 일정을 보내다가 하루는 교토로 이동하기로 했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JR, 한큐, 버스 등 선택지는 많았고, 처음에는 가장 익숙한 JR을 떠올렸지만 ...

공항을 떠나며 비로소 ‘여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항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마치고 나니, 이제는 정말로 움직여야 할 시간이었다. 유심을 갈아 끼우고, 편의점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음 단계는 명확했다.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샤워부터 하는 것. 아무리 짐을 가볍게 챙겼다고 해도, 몸이 정리되지 않으면 여행은 시작되지 않는다. 특히 3월의 대한민국은 아직 초겨울에 가까운 날씨였지만, 싱가포르는 도착하자마자 공기의 결이 전혀 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