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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동선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하루 종일 이동하고 일정을 소화했던 피로가 한 번에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밖에 나가서 제대로 식사를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대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몸이 이미 “이제는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야식을 해결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근처 편의점을 찾게 되었는데, 호텔 바로 앞에 편의점이 붙어 있는 ...

공연이 끝난 뒤, 다시 현실로 내려오는 시간 우주 홀에서 공연을 보고 나온 뒤, 함께한 한국인 지인과 일본 현지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공연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였지만, 동시에 배가 고픈 현실적인 상태이기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동선은 식사로 이어졌다. 행사장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괜찮은 라멘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동하게 되었고, 그렇게 방문하게 된 곳이 바로 Toritotai Naruto였다. 이곳은 ...

둘째 날, 몸 상태부터 다시 끌어올리는 시간 여행의 둘째 날은 호텔 조식으로 시작하게 됐다. 전날은 이동도 있었고, 음식도 완전히 맞지 않았던 탓인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했었다. 특히 아침에 먹었던 음식이 계속 속에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단순히 피곤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리듬이 조금 어긋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이 날 아침은 “무엇을 먹을까”보다는 “어떻게 회복할까”에 가까운 시간으로 ...

일본에서 밥을 먹는 장면을 보면 항상 아주 짧은 정지 구간이 있다. 바로 먹지 않는다. 젓가락을 들기 전에 잠깐 멈춘다. 그리고 말한다. いただきます(이타다키마스). 처음에는 그냥 “잘 먹겠습니다”라고 이해한다. 식사 전에 하는 말이니까 그렇게 번역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말을 몇 번 더 듣다 보면 번역이 점점 맞지 않게 느껴진다. 식당에서만 쓰는 것도 아니고, 누가 차려준 밥이 아닐 때도 말하고, 심지어 ...

여행지에서 음식을 고를 때 가장 어려운 순간은 “실패하지 않을 선택”이 아니라 “의외의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익숙한 메뉴를 찾으면 안전하지만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 낯선 음식을 고르면 부담이 된다.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음식이 여행에서 오래 남는다. 칸다·진보초 골목에서 마주한 呉冷麺(쿠레 레이멘)이 바로 그런 음식이었다. 이름은 냉면인데, 막상 먹어보면 냉면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냉면이라는 단어를 통해 설명할 수밖에 ...

제철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굴국밥이 ‘한 끼 식사’에 가까운 음식이라면, 굴전은 조금 다르다. 굴전은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라기보다 계절을 느끼기 위한 음식에 가깝다. 굴이 겨울의 식재료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계절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조리법이 바로 전이다. 굴은 생으로 먹어도 좋고, 국으로 끓여도 좋다. 그런데 굴전은 굴을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조리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

계절이 먼저 생각나는 음식 어떤 음식은 특정 장소가 먼저 떠오르고, 어떤 음식은 특정 사람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굴국밥은 조금 다르다. 이 음식은 장소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계절이 먼저 떠오른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바람이 매서워질 때쯤,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굴국밥이다. 굴은 사계절 내내 유통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겨울을 굴의 계절로 인식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겨울의 굴이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수온이 낮아질수록 살이 단단해지고, ...

갑자기 생긴 음식은 아니다 치킨마요는 묘하게 한국적인 음식이다. 모양만 보면 일본식 덮밥 같고, 구성만 보면 패스트푸드 같고, 먹는 방식은 분명 도시락이다. 그런데 막상 떠올려보면 특정 식당이 아니라 편의점, 분식집, 학교 앞 같은 장소가 먼저 생각난다. 누군가 정통 레시피를 만들어 퍼뜨린 음식이라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음식에 가깝다. 이 음식의 출발점은 사실 대단한 요리가 아니었다. 남은 치킨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시작된 ...

편의점 과자 코너는 사실 거의 변화가 없는 공간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는 하지만 구조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감자칩, 옥수수스낵, 초콜릿, 젤리, 그리고 팝콘. 소비자도 이미 예상 가능한 맛을 전제로 고른다. “대충 이런 맛이겠지”라는 확신을 갖고 집어 드는 종류의 상품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팝콘은 가장 보수적인 간식에 가깝다. 버터, 카라멜, 치즈. 많아야 갈릭 정도다. 영화관에서 먹던 경험이 거의 기준이 되어 있기 때문에, ...

명동은 늘 바깥쪽 거리만 기억에 남는 장소다. 화장품 매장과 관광객, 길거리 음식이 이어지는 큰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방문이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한 블록만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바뀐다. 간판의 밀도는 줄어들고, 골목은 좁아지고, 생활의 속도가 관광지보다 조금 느려진다. 미성옥 설렁탕은 바로 그 안쪽에 있다. 명동먹자골목으로 들어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거의 끝자락에서 발견하게 되는 가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