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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를 걷다 보면 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분명히 대도시 한가운데인데, 다른 번화가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시부야가 유행의 거리라면, 아키하바라는 취향의 거리다. 사람들은 옷이나 맛집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를 찾기 위해 이곳에 온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 있다. 바로 아키하바라역 바로 앞에 자리한 “라디오회관(Radio Kaikan)”이다. 처음 아키하바라역 전기상가 출구로 나오면 수많은 간판과 전광판이 시야를 채운다. ...

시부야와 하라주쿠를 보고 난 뒤 아키하바라로 이동했을 때, 도시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다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도쿄 안인데도 전혀 다른 도시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부야가 사람들의 생활이 모여 만들어진 번화가라면, 아키하바라는 취미가 모여 만들어진 공간에 가까웠다. 아키하바라는 오래전부터 이름은 알고 있던 곳이었다.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지역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도착해 보니 단순히 전자제품을 파는 거리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

싱가포르는 다문화 국가다. 도시 국가라는 물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는 여러 문화가 서로를 밀어내지 않은 채 공존하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그 공존은 무작위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비교적 분명한 구획을 통해 드러난다. 아랍 문화를 중심으로 한 아랍 스트리트, 인도 문화를 품은 리틀 인디아, 그리고 싱가포르 인구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중국계 문화가 집약된 차이나타운까지. 이 도시는 각 문화가 자신만의 밀도를 유지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