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캐릭터였던 시절 가끔은 물건을 사서 기억에 남는 게 아니라, 물건을 사다가 같이 따라온 것이 더 오래 남는다. 이 에비츄 무드등도 정확히 그런 종류다. 분명 내가 일부러 고른 제품이 아니었다. 올리브영에서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다가 금액이 어느 기준을 넘었고, 계산대에서 “사은품 드릴게요”라는 말과 함께 건네받았던 물건이었다. 당시에는 에비츄라는 캐릭터가 무엇인지도 몰랐고, 솔직히 말하면 그냥 귀여운 햄스터 모양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보통 ...
여행지에서 기념품을 산다는 행위는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그 장소에 있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 그리고 돌아온 뒤에도 그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념품은 기능보다 기억에 가깝다. 실용성이 조금 떨어져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물건이 ‘어디에서 왔는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입한 이 신라 금관 브로치도 그런 종류의 물건에 가깝다. 처음 보면 그냥 장신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신구라기보다 ‘상징’에 가깝다. 물건 자체의 ...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이 남고, 글이 남고, 기억이 남는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상하게도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물건이다. 사진은 점점 덜 보게 되고, 글은 언젠가 다시 읽게 되지만, 책상 한 켠에 올려둔 작은 물건 하나는 아무 생각 없이도 계속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서 여행에서 사오는 물건은 사실 기념품이라기보다 기록물에 가깝다. 그때의 공기, 같이 걷던 사람, 찾느라 헤매던 시간까지 같이 묶여서 ...
다시 찾은 시부야 스타벅스 시부야에 도착한 뒤 오랜만에 다시 방문한 장소가 있었다. 바로 스타벅스 SHIBUYA TSUTAYA 매장이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바로 앞에 있는 이 스타벅스는 도쿄에서도 꽤 유명한 매장 중 하나다. 교차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예전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1층에 있던 팝업 스토어 정도만 보고 지나갔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
생활용품이라기보다 ‘물건’에 가깝다 처음 이 굿즈를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단순했다. 그냥 수건은 아니다. 비치타월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로 펼쳐보면 성격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보라색 바탕 위에 크게 들어간 금색 용 문양은 조선 왕의 곤룡포 문양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디자인이고, 크기도 예상보다 큼직하다. 욕실에서 쓰는 타월의 촉감이라기보다 얇은 천을 한 벌 펼쳐든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 이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사는 ...
처음 등장한 ‘아크릴 스탠드’라는 형식 이 굿즈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상품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데 있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카노우 미유 굿즈 라인업에 처음으로 ‘아크릴 스탠드’가 등장했다는 데 있다. 그 이전에도 공연 관련 인쇄물이나 포토카드, 기념 아이템 같은 것들은 있었지만, 이렇게 세워두는 형태의 소장형 굿즈는 없었다. 일본 공연 문화에서 아크릴 스탠드는 굉장히 독특한 위치를 가진다. 티셔츠나 타월이 공연의 열기를 남기는 물건이라면, ...
여행에서 기념품을 사는 시점은 묘하게 비슷하다. 여행 초반에는 잘 안 산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 있고, 더 좋은 걸 발견할 것 같고, 괜히 짐만 늘어날 것 같기 때문이다. 대신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면 갑자기 마음이 바뀐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현실이 되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무언가를 하나는 남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생긴다. 이 머그컵도 딱 그런 타이밍에 샀던 물건이다. 2024년 ...
공항으로 향하는 여정의 시작점, 케이세이 우에노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네”였다. 스카이라이너 열차 시간을 다시 확인해 보니, 서둘러 움직일 필요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11시 열차를 타도 충분히 여유 있게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고, 오히려 이렇게 남은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여행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바쁘게 움직이기보다는, 조금은 느슨하게 숨을 고르는 쪽을 택하고 싶었다. 늘 스쳐 지나가기만 ...
다시 걷는 주방의 거리, 센니치마에 도구야스지 상점가 킨류라멘에서 든든하게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이제 슬슬 다음 동선을 고민하게 되었다. 난바 일대에서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고, 그렇다고 또 도톤보리 중심가로 들어가기에는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남동쪽, 덴덴타운 방향으로 향하게 되었다. 덴덴타운으로 가는 길에는 반드시 지나치게 되는 골목이 하나 있다. 바로 센니치마에 ...
여행의 마지막 아침, 커피 한 잔과 기념품 하나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전날 밤 비교적 일찍 숙소로 돌아와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을 뜨니 묘하게 아쉬운 기분이 먼저 들었다. 짐은 이미 전날 어느 정도 정리를 해두었고, 체크아웃 시간 전까지 숙소에 짐을 맡길 수 있었기에 가볍게 몸만 나설 수 있었다. 돌아가는 항공편 시간이 애매한 편이라,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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