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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음악부터 현대 대중가요까지 ―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에서 만난 카노우 미유

2026년 10월 11일 일본 사이타마현 한노시에서 「2026 埼玉飯能音楽祭」(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가 개최됐다. 일본 전통악기 연주와 현대 대중음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한자리에서 선보인 이번 행사는 오후와 저녁, 두 차례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카노우 미유(かのうみゆ)는 두 무대에 모두 출연해 각각 다른 선곡을 선보이며 폭넓은 음악적 레퍼토리를 소개했다.

전통과 현대를 함께 담은 한노 음악제

10월 11일 사이타마현 한노시의 한노 시민회관(飯能市民会館)에서 열린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는 일본 전통문화와 현대 대중음악을 결합한 공연 행사다. 주최 측은 일본의 아름다움과 음악, 다양한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내세웠으며, 싱어송라이터와 전통악기 연주자, 댄스 및 퍼포먼스 팀 등 폭넓은 출연진을 구성했다.

행사는 오후 2시에 시작하는 1부와 오후 6시에 시작하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각 별도의 입장권으로 운영된 두 공연에는 공통 출연진이 참여했으며, 카노우 미유를 비롯해 사쿠마 히데키(さくまひでき), AiAi, 일본 전통악기 4중주단 사이타마틱(サイタマティック), SOMELINEZ, 유메(夕芽), 和nagomi, りこまお, 아리조노 도시히코(有薗利彦), 요사코이 공연팀 하나마이키(華舞旗)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서로 다른 장르의 공연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이번 음악제의 특징이었다. 일본 전통악기의 음색과 현대 대중음악, 지역 기반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지면서 관객은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은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오후와 저녁에 각각 공연을 마련함으로써 같은 출연진이 서로 다른 무대 구성을 선보일 여지도 만들었다.

1부 ― 애니메이션 음악과 오리지널 곡으로 구성한 무대

카노우 미유는 1부에서 자신의 오리지널 곡과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중심으로 다섯 곡을 선보였다. 첫 곡은 「DO IT NOW」였다. 미유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음악을 공연의 시작에 배치하면서, 이후 이어지는 커버곡들과 구분되는 현재의 음악 활동을 먼저 소개했다.

이어 「魔法少女」(마법소녀), 「ロマンティックあげるよ」(로맨틱을 줄게요), 「ANGEL NIGHT」가 공연의 흐름을 이어갔다. 「ロマンティックあげるよ」는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의 엔딩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ANGEL NIGHT」는 『시티헌터 2』의 오프닝곡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은 작품을 직접 시청했던 세대뿐 아니라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음악을 접한 세대에게도 익숙한 레퍼토리다.

미유는 일본의 대중가요와 애니메이션 음악을 꾸준히 자신의 공연에 포함해왔다. 이러한 선곡은 원곡의 인지도를 활용해 관객과 빠르게 접점을 만드는 동시에, 익숙한 곡을 자신의 보컬로 다시 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여러 출연자가 짧은 시간 동안 무대를 나누는 합동공연에서는 첫 곡과 대표 레퍼토리의 선택이 공연 전체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1부의 마지막은 「恋慕」(れんぼ·렌보)가 장식했다. 이 곡은 한국 가수 이기찬의 「감기」를 일본어로 리메이크해 2026년 9월 발표한 작품이다. 일본의 작사가 오이카와 네코(及川眠子)가 일본어 가사를 맡았으며, 원곡자인 이기찬이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과 자신의 오리지널 곡을 거쳐 한국 음악을 바탕으로 한 일본어 신곡으로 마무리한 구성은 미유가 현재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이어가고 있는 음악 활동을 보여줬다.

카노우 미유 1부 세트리스트

  1. 「DO IT NOW」
  2. 「魔法少女」(마법소녀)
  3. 「ロマンティックあげるよ」(로맨틱을 줄게)
  4. 「ANGEL NIGHT」
  5. 「恋慕」(렌보) — 이기찬 「감기」 일본어 리메이크

2부 ― 1980년대 일본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달라진 선곡

오후 6시에 시작한 2부에서는 1부와 다른 레퍼토리가 등장했다. 첫 곡 「DO IT NOW」와 마지막 곡 「恋慕」는 유지하면서, 중간의 세 곡을 일본 대중가요와 록 음악으로 교체했다. 두 공연을 모두 관람한 관객에게는 서로 다른 무대를 제공하고, 한 회차만 관람한 관객에게는 미유의 현재 활동을 대표하는 곡들을 공통으로 들려주는 구성이다.

2부의 두 번째 곡은 모리타카 치사토(森高千里)의 「私がオバさんになっても」(내가 아줌마가 되어도)였다. 1992년 발표된 이 곡은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유쾌하게 표현한 노래로, 모리타카 치사토 특유의 개성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레퍼토리다. 이날 미유는 노래를 부르던 도중 무대에서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손을 잡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객석 사이를 이동하며 관객 한 사람 한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고 손을 잡는 모습은 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를 좁혔으며, 노래의 경쾌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특히 객석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직접적인 교감은 다른 곡들과 구별되는 2부 공연의 특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어 혼다 미나코(本田美奈子)의 「Oneway Generation」과 TOM★CAT의 「ふられ気分で Rock’n’Roll」(후라레키분데 로큰롤)이 무대에 올랐다. 두 곡은 1980년대 일본 대중음악의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Oneway Generation」이 힘 있는 보컬과 역동적인 멜로디를 앞세운 곡이라면, 「ふられ気分で Rock’n’Roll」은 록의 에너지와 대중적인 멜로디가 결합된 작품이다.

이러한 선곡은 미유가 최근 여러 공연에서 보여주고 있는 폭넓은 레퍼토리와도 연결된다. 일본의 1980~1990년대 인기곡을 현재의 무대에서 다시 선보이는 한편, 자신의 오리지널 곡과 신곡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이다. 익숙한 음악을 중심으로 관객과 만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사이에 자신의 음악을 배치해 현재 활동하는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2부 역시 마지막은 「恋慕」였다. 한국의 발라드를 일본어로 재해석한 이 곡이 두 공연의 공통 마지막 곡으로 선택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기존 인기곡들이 회차에 따라 달라진 반면, 자신의 신곡은 두 차례 모두 공연의 마지막에 배치했다.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음악 활동이 미유의 현재 레퍼토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노우 미유 2부 세트리스트

  1. 「DO IT NOW」
  2. 「私がオバさんになっても」 — 모리타카 치사토
  3. 「Oneway Generation」 — 혼다 미나코
  4. 「ふられ気分で Rock’n’Roll」 — TOM★CAT
  5. 「恋慕」(렌보) — 이기찬 「감기」 일본어 리메이크

두 차례의 공연에서 드러난 카노우 미유의 음악적 특징

이번 한노 음악제에서 카노우 미유는 두 차례의 공연을 통해 서로 다른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1부에서는 애니메이션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2부에서는 1980~1990년대 일본 대중가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같은 아티스트가 같은 날 두 차례 공연하면서 선곡을 달리했다는 점은 이번 무대를 살펴볼 때 중요한 특징이다.

두 공연에는 공통적으로 「DO IT NOW」와 「恋慕」가 포함됐다. 이는 과거의 인기곡을 중심으로 한 커버 레퍼토리와 현재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이는 음악을 함께 배치한 구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恋慕」는 한국의 원곡을 일본어로 다시 제작한 정식 발매곡이라는 점에서 미유의 한일 음악 활동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카노우 미유는 한국과 일본의 음악 프로그램과 공연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일본의 대중음악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노래를 일본에서 선보이는 방식은 양국의 음악을 서로 다른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드러났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음악과 과거 인기곡을 폭넓게 소화하면서, 한국 음악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일본어 작품을 함께 소개했다.

특히 두 회차의 선곡 차이는 미유의 보컬이 특정 시대나 장르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애니메이션 주제가부터 1980년대 록 음악, 1990년대 대중가요, 현대적인 오리지널 곡과 발라드까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하나의 공연 안에서 연결했다. 이러한 레퍼토리의 다양성은 세대와 음악적 취향이 다른 관객이 함께하는 합동공연에서 유용한 강점이 될 수 있다.

일본 전통문화와 대중음악이 함께한 하루

「2026 사이타마 한노 음악제」는 카노우 미유의 공연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을 통해 일본 음악문화의 폭넓은 모습을 소개했다. 일본 전통악기 4중주단 사이타마틱의 참여는 전통음악을 현대 공연 프로그램 안에서 소개하려는 시도였으며, 사쿠마 히데키와 AiAi 등 싱어송라이터들의 출연은 현대 대중음악의 영역을 더했다. 여기에 요사코이 공연과 여러 퍼포먼스 팀이 함께하면서 음악뿐 아니라 움직임과 시각적인 표현까지 포함하는 행사로 구성됐다.

일본의 지역 음악제는 대형 상업 페스티벌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화적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정 장르의 인기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관객을 모으는 방식뿐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과 전통예술 공연자들이 함께 무대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가 오후와 저녁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는 점도 이러한 구성과 연결된다. 공통 출연진을 바탕으로 각각 별도의 공연을 마련함으로써 관객은 자신의 일정에 맞춰 한 회차를 선택하거나, 두 회차를 모두 관람하며 서로 다른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카노우 미유처럼 두 공연의 선곡을 달리한 아티스트에게는 자신의 음악적 폭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다.

카노우 미유에게 이번 한노 음악제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활동 속에서 일본의 다양한 관객과 만나는 또 하나의 무대였다. 같은 날 두 차례의 공연에서 애니메이션 음악과 대중가요, 오리지널 곡, 한국 음악을 바탕으로 한 일본어 리메이크곡을 선보이며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개했다. 전통과 현대의 여러 공연이 함께한 한노 음악제의 구성 속에서, 미유 역시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의 음악을 연결하는 무대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