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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를 끌며 시작된 마지막 이동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이제는 도쿠시마역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여행이 끝나가는 순간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캐리어를 끌면서 천천히 길을 따라 올라갔고, 굳이 서두르지 않고 이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마지막 날은 이동에 집중하게 되기 마련인데, 이 날은 이상하게도 이동 자체가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졌다. ...

캐리어를 바꾸게 된 이유 캐리어는 잘 바꾸지 않는 물건이다. 카메라나 이어폰처럼 성능을 비교하면서 새로 사고 싶어지는 물건이 아니라, 그냥 익숙해져서 계속 쓰게 되는 물건에 가깝다. 고장만 안 나면 몇 년이고 쓰게 되고,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다시 꺼내 들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특별히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굳이 바꿀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행이 아니라 이동이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전날까지 추적추적 이어지던 비는 거짓말처럼 완전히 그쳐 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오히려 여행 내내 보기 힘들었던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날 야외 공연이 있었던 시간에 이런 날씨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잠시 스치기도 했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돌아가는 날까지 비가 내리는 것보다는, 이렇게라도 맑은 날씨를 남겨주는 편이 훨씬 낫다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