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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이상하게도 ‘어디에서 샀는지’가 함께 기억에 남는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남는 건 택배 박스뿐이지만, 직접 만나서 거래한 장비는 장소까지 기록으로 남는다. 내가 R6 Mark II를 중고로 구입했던 날도 그랬다. 약속 장소는 왕십리역, 그리고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된 곳이 롯데리아 왕십리역사점이었다. 왕십리역은 서울 안에서도 교통이 꽤 복잡하게 겹치는 곳이다. 2호선, 5호선,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까지 모여 있어서 서로 이동하기 편하고, 그래서 중고 거래 장소로도 자주 ...

리코 GR 이후, 다시 시작된 카메라 고민 오랫동안 사용하던 카메라가 하나 있었다. 리코 GR이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들었던 카메라였고, 여행 기록의 대부분이 그 카메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성능이 아니라 시간이었고, 어느 순간부터 경통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증상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전원을 켜면 렌즈가 나오지 않거나, 한 번 튀어나온 렌즈가 다시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 생겼다.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카메라 고장은 ...

한동안 카메라를 새로 살 생각이 없었다. 리코 GR을 오래 썼고, 이후에는 소니 RX100M4까지 거치면서 이미 “사진은 장비보다 습관”이라는 결론에 거의 도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더 결정적이었던 건 아이폰 14 Pro였다. RAW 촬영이 가능해지고, 처리 알고리즘이 좋아지면서 일상 기록이라는 목적만 놓고 보면 스마트폰이 카메라를 상당 부분 대체해버렸다. 실제로 여행을 가도 굳이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결과물에 큰 불만이 없었다. 예전 같으면 카메라 가방을 ...

사진을 찍기 시작하게 만든 카메라 카메라를 오래 써본 사람일수록 장비를 고르는 기준이 조금씩 바뀐다. 처음에는 화소나 성능표를 보고 고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이 카메라를 내가 얼마나 자주 들고 나가게 될까. 사진이라는 것이 결국 촬영 기회의 총합이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 질문의 답이 되었던 카메라가 리코 GR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GR1 계열이 이어온 철학을 디지털로 옮겨온 GR이다. ...

버스를 타고 시부야에 도착한 뒤 골목 안쪽으로 몇 분 정도 걸어 들어가자, 번잡한 대로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람은 여전히 많았지만 소음은 줄어들었고, 상점들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찾는 공간에 가까워 보였다. 그런 거리 한편, 간판이 크지 않아 자칫 지나칠 수도 있는 건물 1층에 오늘의 목적지인 ‘GR SPACE TOKYO’가 자리하고 있었다. 대형 카메라 매장처럼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않았고, ...

2013년, 처음으로 디지털카메라라는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해준 제품은 바로 리코 GR이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대학을 막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의 문턱에 서 있던 시기였다. 월급은 많지 않았고, 소비 하나하나에 이유가 필요했던 시절이었는데, 그 와중에 카메라에 수십만 원을 쓴다는 결정은 결코 가볍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만큼 고민도 오래 했고, 여러 기종을 비교하며 밤늦게까지 후기와 사진 샘플을 들여다봤던 기억도 아직 또렷하다. 그렇게 어렵게 손에 ...

우리나라에서도 롯데하이마트와 같은 가전제품 양판점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일본은 이 분야가 훨씬 더 크게 발전해 있는 편이다. 단순히 가전제품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함께 구성한 복합 매장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보이는 간판 중 하나가 바로 빅카메라(BIC CAMERA)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주요 도심마다 한 번씩은 마주치게 되는 브랜드로, 전자제품 쇼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