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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서가 인간의 행동을 설계하는 방식 1980년대 뉴욕 지하철은 그야말로 무법지대였다. 하루 평균 수십 건의 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연간 강력범죄는 약 15,000건에 달했다. 하루에만 25만 건의 무임승차가 발생할 정도로, 규칙은 사실상 의미를 잃은 상태였다. 그런데 1988년을 기점으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지하철 내 강력범죄가 무려 75%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경찰력의 대폭 증강이나 형벌 강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그렇다면 이 극적인 변화는 ...

한 접시에 담긴 하얗고 가느다란 선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잠시 망설이게 된다. 국수인가, 아니면 생선회인가.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면발처럼 흘러내리고, 차갑게 식혀진 접시 위에서 정돈된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입에 넣는 순간, 그 정체는 분명해진다. 밀가루도, 전분도 아닌 오징어. 이카소우멘(いかそうめん)은 이렇게 시각과 미각 사이에 일부러 ‘어긋남’을 만들어내는 요리다. 일본 식문화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감각 설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썬다’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

“자연스럽게 지나치게 되는 도쿄역” 도쿄 여행을 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몇 번이고 지나치게 되는 장소가 있다. 바로 도쿄역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첫날 도쿄역에서 내려 이동을 시작했고, 이후 유라쿠초에서 식사를 하고 빅카메라를 둘러본 뒤 다시 도쿄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따로 시간을 내서 방문한 곳이라기보다는, 여행 동선 속에서 자연스럽게 반복해서 마주치게 되는 공간에 가까웠다. 그런데 몇 번이고 같은 장소를 지나치다 보니, 단순한 환승역 이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