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높이에서 보는 서울 연희동은 관광지가 아니다. 유명한 랜드마크가 있는 곳도 아니고, 밤이 되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도 아니다. 낮에는 조용한 주택가와 카페, 작은 식당들이 이어지고, 밤에는 불이 하나둘 켜진 채로 하루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는 동네다. 그래서인지 이 육교 역시 목적지가 아니라 동선 위에 존재하는 구조물에 가깝다. 계단을 올라 중간쯤에 서면 시선이 바뀐다. 차들이 달리는 높이보다 조금 위, 그렇다고 건물 ...
한일 합작 음악 프로그램 ‘체인지 스트릿(Change Street)’은 스튜디오 무대 대신 실제 공간에서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하나의 무대가 끝나면 장소가 바뀌는 일반 음악 프로그램과 달리, 같은 공간에서 시간이 흐르며 장면이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미 방송을 통해 공개된 카노우 미유의 첫 등장 장면과 두 번째 무대 역시 홍대 루프탑이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이어진 버스킹 공연이었다. 그리고 3월 14일 ...
카메이도 클락 인근 이자카야에서 제법 긴 시간을 보내고 나왔지만, 이번 여행은 애초부터 밤을 새울 각오로 짜인 일정이었다. 연말 공연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저녁 시간이 애매하게 비어버렸고, 그렇다고 이자카야에서 새벽까지 머물기에는 분위기도, 체력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밤 9시를 조금 넘긴 정도였는데, 체감상으로는 이미 자정에 가까운 느낌이 들 만큼 거리의 공기가 조용해져 있었다. 연말의 일본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이때 실감했다. ...
“도시의 끝자락에 자리한 마카오 타워” 각 도시에는 그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상징적인 타워가 하나씩 있다. 서울에는 N서울타워가 있고, 도쿄에는 도쿄 타워와 도쿄 스카이트리가 있다. 마카오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하는 타워를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마카오 타워이다. 마카오 반도의 끝자락, 다른 관광지들과는 살짝 떨어진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동선에 넣기가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나도 광장이나 세인트 폴 대성당처럼 자연스럽게 ...
홍콩 셩완에서 출발한 페리는 바다를 가르며 마카오 반도에 있는 마카오 페리터미널로 향했다. 4박 5일 동안 이어졌던 홍콩 일정이 끝나고, 이제 여행의 다음 장면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같은 여행 안에 포함된 이동이었지만, 체감상으로는 도시 하나를 완전히 넘어가는 느낌에 가까웠다. 홍콩에서의 기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마카오라는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야 했다. 홍콩과 마카오는 지도상으로는 가깝다. 하지만 실제 이동 과정은 단순한 도시 간 이동과는 다르다. ...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한 뒤, 드디어 홍콩 땅에 내릴 시간이 되었다. 기내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졌던 것은 ‘드디어 도착했다’는 현실감이었다. 공항은 단순히 이동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여행자가 처음으로 현지의 공기를 마주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비행기 안에서는 아직 여행이 시작되었다기보다 이동 중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게이트를 지나 공항 복도로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다른 도시의 시간이 시작된다.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홍콩을 목표로 계획했던 일정은 아니었다. ...
일본에는 소위 오타쿠 문화라고 불리는 하위문화의 중심지가 되는 공간이 도시마다 하나씩은 존재한다. 도쿄에서는 아키하바라가 대표적이라면, 오사카에서는 그 역할을 하는 장소가 바로 덴덴타운이다. 난바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리라 여행 중에도 어렵지 않게 들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처음 방문하면 ‘생각보다 가깝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실제 생활 상권 사이에 끼어 있는 거리라는 인상이 강하고, 그래서 더 현실적인 일본의 모습을 ...
난바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전철을 타면, 어느 순간부터 풍경이 달라진다. 역 이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거리의 밀도가 먼저 변한다. 번쩍이는 간판이 줄어들고, 대신 오래된 간판이 늘어난다. 관광객이 줄어드는 대신 생활의 속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도착하게 되는 지역이 신세카이다. 이름은 ‘새로운 세계’인데, 실제로는 오히려 가장 오래된 시간에 가까운 곳이다. 도톤보리가 현재의 오사카를 보여준다면, 신세카이는 과거에 오사카가 어떤 도시였는지를 남겨둔 장소에 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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