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이라는 동네는 이상하다. 분명 서울 한복판인데, 실제로 오래 머무를 만한 장소는 의외로 많지 않다. 쇼핑과 관광의 밀도가 워낙 높아서, 걷다 보면 계속 이동하게 되고, 잠깐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는 어딘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남는다. 그래서 명동에서 카페를 찾을 때면 늘 비슷한 선택지로 모이게 된다. 프랜차이즈 대형 매장, 혹은 관광객으로 가득 찬 공간들. 커피를 마신다기보다 잠시 몸을 피하는 장소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명동 ...
식사를 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도 됐지만, 이상하게 그냥 헤어지기엔 조금 아쉬운 날이 있다. 배는 충분히 부르고 대화를 더 이어갈 이유도 딱히 없는데, 그래도 바로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기엔 밤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날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만 하고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들어간 곳이 명동성당 맞은편에 있는 카페, 파인즈(Pines)였다. 명동 한복판이지만 골목 안쪽의 번잡함과는 조금 다른 공기를 가진 위치다. 성당을 ...
명동은 늘 화려하게 기억되는 장소다. 대형 브랜드 매장과 관광객, 밝은 간판들이 이어지는 거리만 걷다 보면 이 동네가 전부 그렇게만 이루어진 공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골목 하나만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예상보다 빠르게 바뀐다. 삼보식당은 바로 그런 골목 안에 있다. 넓은 길에서는 보이지 않고, 좁은 골목 사이로 들어가야 입구가 나타나는 구조다. 처음 방문하면 길을 잘못 들어온 것이 아닌가 잠깐 멈추게 되는데, 몇 걸음 ...
명동에서 만난 스페인 문학의 현재형 2012년 1월, 서울 명동의 겨울밤은 연극 한 편으로 인해 평소와는 다른 온도를 띠고 있었다. 명동예술극장에서 무대에 오른 연극 〈돈키호테〉는 스페인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을 원작으로 삼아, 문학과 연극이라는 두 장르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다양한 매체로 재해석되어 온 『돈키호테』는 그만큼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무대 위에서는 매번 다른 질문을 던지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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