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대표하는 번화가 중 하나인 신주쿠에서는 화려한 거리와 고층 빌딩 사이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추억의 거리”라는 이름을 가진 오모이데 요코초(思い出横丁)이다. 이름 그대로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골목으로, 1946년 전후 혼란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작은 식당과 술집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장소이다. 지금의 신주쿠가 거대한 상업지구로 발전하기 전, 이 일대는 비교적 소규모 상점들이 모여 있던 지역이었고, ...
난바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다. 관광객이 몰려 있는 도톤보리와는 달리, 간판의 밝기부터 달라지고 거리의 밀도도 달라진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 금방 도착하는 거리지만 체감되는 도시는 거의 다른 장소에 가깝다. 그 중심에 있는 지역이 신세카이다. 신세카이를 처음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츠텐카쿠다. 높은 건물이라기보다, 오래된 상징물에 가까운 탑이다. 파리의 에펠탑을 참고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
간판을 등지고 들어간 길 도톤보리를 따라 걷다 보면, 계속 같은 종류의 풍경이 반복된다. 커다란 간판, 밝은 조명, 사람들, 그리고 사진을 찍는 장면들. 처음에는 흥미롭지만 오래 머무르면 시선이 조금 피로해진다. 그래서 특별히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사람이 덜 있는 방향으로 한 번 골목으로 빠져 들어갔다.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데, 확실히 멀어졌다. 뒤를 돌아보면 ...
게이오대학교 미타 캠퍼스를 둘러보고 난 뒤, 원래의 계획은 에비스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지도 앱으로 경로를 검색해보니 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게 나왔고,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렸다. 그런데 묘하게 이상했다. 안내에 표시된 버스 노선이 정류장 표지판에는 없었다. 잠시 후 버스 한 대가 들어왔고, 정류장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탈까 말까 망설이고 서 있으니 버스 기사가 창문을 열고 무언가 말을 걸었다. 당시에는 일본어를 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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